93.2.21.
태어남과 잘 자람을 진심으로 감사하며 쓰는 편지
잘지내냐 물으면 언제나 그냥이 답이었던 나에게
잘지낸다 대답할 수 있는 이유가 생겼어
이렇게 봄이가고 여름을 보내고 가을이 지나 너의 생일을 같이 맞았다는게 신기하고 두근거려
함께 가던 술집이 떠나온 우리 행성 같고
처음 가는 모든 곳이 여행지같이 느껴지는
니가 한 말 그대로 나 그렇게 모든 순간들이 낯설고 또 내일이 기대돼
어린왕자와 함께였던 조종사의 기분이 아마 이렇지 않을까
우리 그냥 이렇게 새롭고 또 익숙하게 봄여름가을을 지내 다시 너의 생일을 맞자
매일 일에 힘들고 사람때문에 괴로운 네가
내 안에서 위로를 찾았으면 해
나는 순간순간 니 존재에 내 생일을 감사해
생일 축하해
언제나 고맙고 고맙고 또 고마워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