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소설가는 좀 극한 직업인 것 같다.
누군가 몇 달씩 공들여 쓴 글 7편을 7천 원도 안 되는 가격에 보면서 초라한 비닐봉지니 어쩌니 하는 건 좀 염치없는 일 아닌가?
얼마 전에 만난 작가님도 다른 작가 욕 엄청하더만, 정작 본인은 화려한 등단 이후 15년 동안 한 편의 글도 쓰지 못했다.
원래 남의 글 욕하는 사람은 자기 글을 더 못 쓰게 돼 있다. 욕하는 만큼 기준이 올라가서 자기 글이 아주 부끄러울 테니깐.
글의 업보는 무서울 정도로 정직하다.
영혼을 담아 하는 일이라 그렇다.
여차하면 원한을 사게 될 것이니, 최대한 말을 삼가는 것이 좋다.
수상집은 무척 재밌을 것 같다.
요즘 같은 세상에 책을 7천 원에 팔아줘서 고맙고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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