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바뀌어야만, 마음의 큰 울림이 있어야만 글이라는 것을 쓰게 되나 보다.
회사에 입사했을 때, 10년 넘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독서지도사로 일하게 되었을 때, 그리고 학교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게 되었을 때, 그 밖에도 연애나 결혼생활에서 마음의 부침이 있을 때마다 노트북을 열었다.
2년 여 짧은 사서로의 삶을 마감하고, 나는 다시 새로운 환경을 마주하고 있다.
40년 넘게 살아온 서울-경기의 삶을 마감하고 부산이라는 6시간 거리의 먼 곳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것이 첫 번째요, 대학 이후로 놓은 적이 없었던 사회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이제는 사모로서의 정체성으로 살아보려 한다.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는 처음이다.
성경 읽고 기도하고 책 읽고 글 쓰는 삶에 집중하고 싶었지만 쉽사리 분주한 삶에 읽고 쓰는 시간이 끼어들 자리가 없었는데, 그런 내 마음을 아시고 강력하게 훈련할 수 있는 자리로 나를 떠밀어 주신 것 같다.
가정에 온전히 헌신하는 삶에 어려움을 느꼈던 나,
기도보다는 불만으로 입술을 채웠던 나,
하나님께 묻기보다는 주변의 말들을 신뢰했던 나,
이 방식에서 벗어나보고자 한다.
40년 넘게 하나님이 이 길을 가보라고 기다려 주셨다는 것이 가슴 저 깊은 곳에서 전해져 온다.
그 매일의 기록들을 이제는 써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