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9
요즘 CFA공부 하느라 정신이 없다. 최근에 인강을 공유해서 듣기 시작했는데, 교재 1독을 끝난 후라 휴무 이틀동안 1독 때 하던데로 열 시간 정도씩 마라톤으로 달리면 되겠다 생각한 내가 바보였다.
전자파 때문에 열시간은 무리였다. 듣다 듣다 머리가 나무 아파서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목표량을 채 못채우고 침대에 누웠을 때, 86일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인강에 허덕이고 있는 내가 과연 완주를 마치고 당당히 합격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일단 1차 시험을 합격하면 이직이라는 목표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은데... 고작 스타트인 CFA 시험에 시간도 돈도 노력도 너무나도 많이 들어서 내팽겨치고 싶을때가 종종 있다. 특히 고독할때 더 그렇다. 쉬프트를 뛰는 날은 시간 안배에 제약이 걸려 휴무 날에 몰아서 열 몇시간 이상을 공부해야 하는데, 일상이 그렇다 보니 다른 사람들에게 연락할 짬도 만날 여유도 없다. 불가피하게 내 자신을 고립시켜야 하는 그 상황이 실감날 때 슬프다. 가령 양치하다가 하루종일 말을 주고받은 사람이 음식 배달해주신 분 뿐이라는 것이 생각날 때, 그리고 눈에 보이는 타인을 만날 때가 출퇴근할 때라는 것을 느낄 때 한숨이 절로 난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낙담하는 그 순간에도 86일 남은 디데이의 타이머는 돌아가고 있다. 낙담은 모든 것이 끝난 후에 몰아서 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