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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진 Mar 06. 2022

가변적인 나와 불변의 바램들.

20220305.

'슬럼독 밀리어네어' 라는 영화가 있다.

100만 달러의 상금을 걸고서 진행하는 퀴즈프로그램에

어느  빈민가 출신의 젊은 청년이 1등을 차지했을 때,

혹여 사람들은 이 청년이 커닝을 한게 아닐까 의심하지만

출제된 모든 문제들은 지나온 자신의 삶이 겪어낸 일들이었기에

결코 잊을 수가 없었다.


지금의 나는 지나온 과거가 만들어낸 총합의 결과물일텐데

돌이켜 보니 내게도 어떤 굵직한 사건들은 타투처럼 마음 한켠에 

여전히 진한 흔적들로 남겨져 있고,  흔적에 대한 부정이나 반작용으로 인해 

다음 스텝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내려진 결정 반드시 옳은 선택이라고 보긴 어려웠음에도 

아마도 그 전과 같은 비슷한 상황에 맞닥뜨리고 싶지 않았던

무의식적인 두려움 때문이었을테다.


어떤 일정한 패턴으로 그렇게 지나온 삶의 시간들

켜켜이 쌓여서 나만의 고유한 행적으로 남아 있다.

"대체 왜 그러는 거야?" 라는 누군가의 질문에

"글쎄.. 내가 왜 그럴까? 나도 잘 모르겠어.' 라던 변명같은 답은

점점 "그냥 내가 그렇게 하고 싶으니까" 로 자신감이 붙었고,

어쩌면 나를 아는 주변의 사람들도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하고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거 같다. 사실 우리 모두는 상대에게

큰 에너지를 쓸 여력이 별로 없기에 웬만한 일들이 아니고서는

금새 잊혀지기 마련이니까.






사람은 늘 변한다.

외모나 호르몬 뿐만 아니라 생각도, 감정도, 어떤 태도나 의지도

한두   나이 들어감에 따라서 변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바라기로는 이제껏 살아온 나의 시간들이 부끄러움이나

죄책으로 부정당하지 않으며, 그래도 내 주변에 가까이 있는 이들에게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기억되어 지기를,

25년을 연인으로 지내온 아내가 후에 이 사람으로 인해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살았노라고 고별사를 전해주기를.

마지막으로   혜원이가 '아빠가  아빠여서 진심으로 좋았'라며

나지막히 속삭여줄 수 있기를 염치불구하고 바래 본다.


https://youtu.be/P_SO7Stw7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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