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문 하나의 거리

아직, 모른 채

by Helia

입학식이 끝나고

강당 문이 열렸다.

하린은 빛 속으로 걸어 나왔다.
실내의 공기가 벗겨지듯 떨어지고, 바깥의 햇살이 피부에 닿았다.

소리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 웃음, 셔터 소리.
캠퍼스는 막 태어난 하루처럼 들떠 있었다.

하린은 계단 위에 잠깐 멈춰 섰다.

스무 살.

문장으로 말하면 가볍지만, 몸으로 느끼면 묵직한 단어였다.

그때였다.

“하린아.”

뒤에서 잡아당기듯 익숙한 목소리.
하린이 돌아봤다.
금희와 두 오빠가 서 있었다.

사람들 사이에서 금방 눈에 띄는 얼굴들.


“엄마?”

“여기 있었네.”


금희가 다가왔다. 숨을 고른 표정이었다.
기다렸다가, 이제야 찾은 사람처럼.

“이런 날인데 안 오면 되겠어?”

하린이 웃었다.

“언제 왔어?”

“조금 전에.”

금희가 꽃다발을 내밀었다.

“입학 축하해.”

하린은 잠깐 멈췄다.
그리고 받아 들었다.

“… 고마워.”

말은 짧았지만, 손이 먼저 반응했다.
꽃을 더 꽉 쥐었다.

“밖에서 찍자.”

오빠가 말했다.
하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건물 앞 잔디.
햇빛이 내려앉아 있었다.
사진 찍기 좋은 자리라는 걸 누구나 알고 있는 듯,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여기 서.”

하린이 꽃다발을 안고 섰다.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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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되지 못한 마음을 글로 쌓습니다. 기억과 계절, 감정의 결을 따라 걷는 이야기꾼. 햇살 아래 조용히 피어난 문장을 사랑합니다." 주말은 쉬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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