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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목 Apr 27. 2022

꼰대

가르치려 드는 것은 나였다. 이건 이렇게 하는 게 아니지 으스대며 나는 당신보다 수준이 높다는 비교 우위의 과시를 곁들여 설명하는 것이다. 바꾸려 해도 가르치려 드는 그는 늘 내 마음속에서 기어 나와 손가락질을 하며 훈장질을 했다. 말에서도 글에서도 쉴새가 없다. 그의 입을 틀어막는 데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언제까지 그럴 수는 없었다. 그를 이길 수 있는 것은 없었기에 실수를 하도록 놔둬야 했다. 핀잔을 받고 하찮은 소리를 당해봐야 그의 세상이 좁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으리라. 그의 겸손은 지금도 여전한 과제이자 천로역정의 짐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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