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구매한 다자이 오사무의 에세이를 읽고 있으니 1930년대의 일본에서는 서른두 살도 중년이라 여겼다. 그 시절이라면 한국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나의 2010년도 서른두 살은 그야말로 생각 없는 망나니에 가까웠다. 중년이라는 생각도, 점잖아야겠다는 의지도 없이 애처럼 살고 있었다. 아이라는 취급이 어리석은 것을 안다. 하지만 행위나 동기의 유치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쓸데없는 걸 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의미만 있으면 되는 것들에 노력을 했다. 나중에는 의미가 없다는 걸 알았지만 그 의미가 돈으로만 귀결되지 않기를 바랐다.
삶의 책임을 느껴서 돈은 벌 수도 있지만, 돈을 버는 게 삶의 책임을 느끼게 해주지는 않았다. 생활 전선으로 나가 있는 삶이라도 충분히 망나니적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어른이 될 생각은 없다. 생계를 유지하는 것만이 어른의 일은 아닐 것이다. 어른이 뭔지는 모르겠다. 어른 다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서른둘이 된지도 십 이해가 지났는데 이런 글이나 쓰고 누워있다는 사실이 나는 평생 어른이 되려는 생각이 없는 건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