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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민 Feb 22. 2019

싱가포르 2박3일 혼자 여행이 내게 남긴 것

너도 '혼자'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거야

2박3일. 싱가포르에 다녀왔다. 성인이 되고, 직업을 갖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모든 삶의 지점들을 거쳐오면서도 처음으로 떠난 혼자만의 여행이었다. 명분은 출장이었지만 온전히 혼자였고, 철저히 혼자였다. 


 혼자이고 싶었다. 항상 일에, 생활에, 사람들에 치이기만 하다가 한번쯤은 오롯이 혼자 있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머나먼 싱가포르에서. 나는 혼자였다. 


 2박3일간의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잊기 전에, 혼자 떠났던 내가 이 짧지만 소중한 여행에서 알게 된 몇가지 이야기들을 기억해두려 한다. 



모든 것을 온전히 내가 결정하는 여행이었다.

혼자였기에 무엇을 먹을지,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어디로 발걸음을 옮기고 무엇을 시도할지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했다. 혼자서 결정해야 했기에 내 의견이 분명해야했다. "너 좋은거 나도 할게" 라던지, "아무거나 해도 돼"와 같은 모호한 결정은 오히려 스스로를 위태롭게 만들었다. 시간과 노력, 비용을 낭비하게 만들었다. 모든 것을 나의 의지대로, 결정하고 또 따라야 하는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계획이 없어도 괜찮았다. 

2박3일동안 나는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 자고 싶으면 잤고, 책을 읽고 싶으면 읽었고, 달리고 싶으면 달렸다.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 계획이 없다보니 꼭 무엇을 해야겠다라던지, 반드시 어딘가에 가야한다던지 하는 구속이 없었다. 계획이 없다보니 처음엔 우유부단하기도 했지만, 나중엔 마음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나 스스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묻고 답하는 시간들을 자연스럽게 가질 수 있었다. 



동선의 밀도보다 생각의 밀도가 더 중요하다.

이번 여행의 가장 중요한 테마는 '생각'이었다. 낯선 곳에서 완벽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짐으로서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원하는지,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이고 내려놓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많이 움직이거나 구경하기보다는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시간이 더 길었다. 동선의 밀도 보다 생각의 밀도에 집중했던 시간이었다.  


새롭게 해보고 싶은 일들이 생겼다.

나 스스로에게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답했고, 조금씩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생각을 정리하고 나니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하고 싶은 욕구가, 즐겁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에너지가 생기기 시작했다. 앞으로의 삶을 그려나갈 자극이 되었다.  


스스로에게 묻고 답함으로써 성장한다.

나 자신에게 무언갈 묻고 답한 일은 꽤 오랜만이었다. 좋았다. 고마웠고, 감사했다.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정리되고 새로운 무언가가 떠올랐다. 정신적인 내가 조금은 더 성장한 느낌이다.  


소중한 것들의 존재감을 새삼 느낀다.

혼자 있었다는 것이 좋았기도 했지만 평소 일상에서 마주하던 존재들을 무척이나 그리워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소중한 이들의 존재감을 새삼 느끼는 시간이었다. 



그 다음 여행을 위해 버텨낼 힘을 얻었다.

사실이다. 이번 여행은 외로웠지만 행복했고, 심심했지만 즐거웠다. 그리고 다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또다른 도시에서 이런 시간을 보내고 싶어졌다. 이번 여행 덕분이다. 이번에 얻은 생각과 에너지는 내가 다시 떠날 수 있게 하는 동력이 될 것이다. 한동안은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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