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도 방전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때가 있다. 4월 18일 일기를 지금 다시 쓰면서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집과 일의 경계가 없이, 휴식도 없이 일하다 보니 번아웃이 온 것 같다.
늦은 점심을 먹고 나니 오후 3시. 날씨가 너무도 화창했다. 할 일이 있었지만, 무작정 차를 몰았다.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무작정 차를 몰고 어디를 가기는 스물다섯 살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아무 곳이나 돌아다니다, 친구에게 커피 한잔 하자고 전화를 걸었다.
친구 왈, 아마도 이야기할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 아니냐고 했다.
꽤 늦게까지 이야기를 하고는 집에 돌아오며 결심했다.
쉬면서 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