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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그럼 Nov 23. 2015

이윤기 아저씨를 처음 만나게 해준 문장

하늘의 문 - 이윤기

나는 기독교인들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돼.
여느 인간에게 가장 어울리는 일은 회의(悔疑)하는 것이야.
말하자면 확신을 갈구하게 되는 상태이지.
그런데 <이거다>하고 확신하는 순간부터 그 사람이 하는 생각, 하는 것은 참으로 오만해 보여.
하느님과 직통전화라도 놓은 것 같아지거든


이윤기 '하늘의 문' 중에서


지금은 3권 합본으로 나오지만 내가 읽었을땐 파란색 표지의 3권짜리 책이었다



이윤기 아저씨를 처음 만나게 해 준 문장이다. 무엇이든 첫 시작이 기억난다는 건 참 특별하다.
이 책을 통해 그를 접하고 그의 책들을(주로 에세이 책들) 읽으면서 이윤기 아저씨를 롤모델로 생각한 적이 있다. 내가 멋지게 늙어간다면 저런 모습이 가장 이상적일 것 같단 생각에서였다. 갑작스런 부고 소식에 일면식도 없지만 빈소를 찾아가볼까 했던 기억도 난다. 물론 잠깐 스친 생각일 뿐 었지만..

2007년 소설가 김영하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이 책만은 못 버려라는 코너가 있었다. 한겨레 최재봉 기자와 함께 하는 코너였는데 이 책을 주제로 응모해 내 사연이 선정된 적이 있다. 이윤기 선생님이 이 사실을 알면 좋아하시겠다는 김영하의 멘트에 기분이 참으로 좋았다.

이윤기 아저씨가 계속 책을 내셨으면 좋았을 텐데.. 새삼스레 그때 빈소 근처라도 가볼걸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이 책을 읽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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