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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수련 Sep 04. 2024

큰일이다. 책방지기 6개월, 번아웃 왔네.

장사는 처음이라, 우당탕탕 31살 마케터의 초보사장일기

"도대체 너는 뭘 했다고 벌써 번아웃이 와. 정신차려!"


무너질 만하면 내 속에서 고함 소리가 들린다. 

그래, 진짜 뭘 했다고.. 6개월 밖에 안 됐는데..

다시 기운을 내고 가게 문을 열고 카운터에 앉지만

금세 고개를 책상에 떨구고 만다.


되게 비슷한 증상이 있었는데,

2022년 연초에 겪은 바로 그 '번아웃' 증상이다.

그땐 더 심하게 와서 경제 활동도 안 하고, 심리상담을 반 년 이상 받았더랬다.

나를 이해하고, 내가 이해할 수 없던 사람과 상황도 이해하며

그 당시 내게 필요한 건 '일'이 아닌 '일상'을 되찾는 일이라는 걸 배웠다.


지금도 그런 게 아닐까?


책방&작업실 리댁션

30살에 책방을 차리기로 결심했다.


기존에는 8년 동안, 브랜드 마케터&에디터로 일해왔다.

물론 7번의 이직으로 다양한 산업군도 경험하고

독립해 프리랜서까지 하며

책과 여행을 주제로 블로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인스타그램에 꾸준히 내 글을 쓰며 책도 출간한

쉴 줄 모르는 아주 성실한 일꾼이었다.


그랬던 내가 책방을 차린 건 뜬금없는 경로가 아니다.

언제나 내가 하는 일과 거닐어온 삶에는 책이 있었으니까.


결국 난 서른에 책방을 하기로 했고,

올해 3월 16일에 처음 리댁션을 세상에 내놓았다.

응애! 우렁차고 요란하게 태어난 리댁션,

그걸 만든 나도 참 요란하고 소란하고 호기로웠다.


그런데 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거지?


책방지기가 된지 3개월 만에 현타가 찾아왔다.

그건 번아웃보단 '내가 생각한 이상과 현실의 크나큰 괴리'에서 온 것이었다.

동료들과 친구들의 지혜가 내게 닿아 보다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크게만 느껴졌던 언덕을 하나 겨우겨우 넘기고 다시 3개월 후인 지금.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격렬하게 숨도 쉬고 싶지 않다.

폰도 노트북도 보기 싫고 밥도 먹기 싫고 사람도 만나기 싫고 가게 문도 열기 싫다.


참 미치고 팔짝 노릇이다.

내가 아무것도 안 하면, 정말 아무것도 안 되는 게 장사란 말이다.

겨우 몸을 일으켜 뭐라도 하면 금세 힘이 쭈욱 빠진다.

매일 배터리 10% 아슬아슬 유지되는 아이폰처럼

절전모드를 해도 금세 꺼져버리는 것처럼


나는.. 꺼져가고 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1. 리댁션 오프라인 운영, 관리, 접객

2. 리댁션 SNS 채널 운영, 콘텐츠 기획, 제작

3. 리댁션 모임 기획, 운영 (북클럽, 게더링 등)

4. 리댁션 오프라인 비즈니스 크루 운영, 활동

5. 브인크루 활동

6. 외주 (2-3건)

7. 진행자 외부 활동 (북토크, 행사 등)


여기서 1~3, 6번이 데일리 업무인데 버겁다.

왜 버겁냐.




31살 자영업 초보 사장일기는 계속...

날것으로 계속 쓸 겁니다요...


https://www.instagram.com/readaction.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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