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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혜윰 goodlife Nov 25. 2021

관계 회복에도 순서가 있다

쌓인 감정을 풀어내기 가장 좋은 정산 방식은 '사과'부터.

관계란, 서로 편하고 좋은 상태를 유지할  있을  계속 이어질  있는  같다. 살아가면서 다듬어지지 못한 미흡한 기질이 튀어나와 누군가에게 과한 처신으로 불편한 사이가 되었다면, 좋은 관계는 유지하기 어렵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지나침이 있었다면 직면해서 감정 수용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시 원만해진 관계를 조금이라도 원한다면 말이다.  


나의 어떤 지나침의 네 감정을 상하게 했는지, 반대로 너의 어떤 지나침이 나의 감정을 상하게 했는지. 누군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일을 했다면, 왜 미안함이 드는 것인지 생각하고, 과했던 부분이 있다면 사과해서 매듭짓고 가는 것이 좋다.     




어떤 사람은 과했던 과오에 대한 불편해진 관계를 무마하기 위해 평소와는 다른 과한 친절을 보이거나 이것저것 물질로 대체해서 어색함을 풀어내려고 한다. 진정한 사과 한마디를 건네기는 어렵고 자신의 불편한 죄책감이나 미안한 감정을 줄이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커서다. 이는 상대에 대한 미안함의 처신이 아니다. 자기 자신의 불편한 마음을 줄이고자 하는 이기적인 발상에서 나오는 모습에 지나지 않는다.     


불편해진 관계를 풀어내는 첫 단추는 미흡했던 부분에 대한 진정한 사과 한마디부터 시작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 한 마디에는 본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심리적 요소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사과는 감정을 수용하고, 관계의 개선을 위한 의지를 나타내는 강력한 표현이다. 회피가 아닌 정면 돌파해서 감정의 파편까지 해결할 수 있게 돕는 가장 확실한 해결법인 것 같다.



    

쌓인 감정을 제대로 정산해주지 않은 채 불편함을 무마하기 위한 처신들은 오히려 감정의 골을 더 깊어지게 만들기도 한다. 제대로 사과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은 채, 단순히 더 과한 친절을 보인다거나 물질로 대신해 챙기는 식은 단순히 불편한 감정만 무마하자는 회피의 마음이 깔린 요행으로 해석되기가 쉽다.     


관계에서 정말 자신의 과한 처신으로 누군가의 감정을 상하게 했거나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 자신의 불편한 감정만 들여다볼 것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에서도 생각해볼 일이다. 조절되지 않은 감정은 관계의 질을 떨어트린다. 그때마다 무마하기 위해 과잉 친절과 물질 전달은 당시에는 관계를 개선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그때의 감정은 미해결 된 채 남아있기에 언제고 다시 또 터질 폭탄을 서로 안고서 지내는 것과 같다. 관계의 만족감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방식이다. 거듭될수록 관계의 줄은 해지고 너덜너덜해져 끊어지기 쉬운 상태로 약해져 결국엔 끊어지기 일쑤다.



    

관계에도 늘 좋을 수만은 없다. 좋은 날이 있는가 하면 흐린 날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함께 이어가고 싶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먹구름 낀 어느 날의 날씨처럼 불편한 감정이 드는 날을 마주한다면, 어디서 서로의 감정이 불편해졌는지 차분히 생각해봄직하다. 그리고서 감정이 좀 잠잠해지는 시기에 이를 때 서로 맺혀있던 감정의 정산부터 해주고 회복의 시간을 가지는 방식이 나는 더 마음에 와닿는다. 관계를 더 성숙하게 다듬어주는 과정이라는 느낌이다.  


관계란 감정을 주고받으며 단단해질 수도, 약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조금 더 성숙해지고 단단해지는 관계를 추구하는 마음이 있다면, 조금 더 감정에 솔직하게 접근해서 느껴보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쌓인 감정을 풀어내기 가장 좋은 정산 방식은 직면하는 것이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상했던 부분에는 느끼는 미안함을 고스란히 담아서 덧난 감정에 필요한 사과의 연고를 발라줄 수 있을 때 관계는 더 잘 여물어갈 수 있는 듯하다. 관계가 더 편안해지고 나아질 수 있는 건 사과에도 익숙해져 있을 때인지도 모르겠다. 아쉬웠던 관계 회복의 시작은 감정 정산부터, 시원하게 서로 사과 한 번씩 건네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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