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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 Nov 30. 2021

세월을 빠르고 시간은 느린 지점

2021.11월 말일에 남기는 소회

2021.11월 말일의 소회

지난 10월 복작거렸던 날들에 대한 보상의 시간이라도 얻는 것처럼 11월의 시간은 대체로 순조롭고 여유 있게 흘러간 것 같다. 머릿속에서 늘 따라다니는 얕은 고민거리들은 늘 있지만, 심적 부담이 느껴질 정도로 묵직했던 일들은 두 건에 불과했기에 비교적 유들유들한 날들을 보냈던 것 같다.




내년도 계획을 앞두고 생각이 많다. 아직 미결정된 사항들 때문에 갈피를 확실히 잡지 못한 상태. 다음 주가 되어야 결과에 따라서 내년도 중점 과업들을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 미결되어 기다리는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일단 잡아둔 것들을 무리 없이 해가면서 기다리는 것뿐. 결과를 기다리는 심정은 수동적인 처지를 느끼게 하는 것 같아서 이 기다림의 시간이 즐겁지는 않다. 뭐 바라던 결과면 좋겠지만 아니면 말고, 하는 퉁명한 마음이 생겨난다. 원하지만 간절하지는 않으려는 어느 선에서 위치를 찾는 것 같다. 간절함이 클수록 신경은 예민해진다. 이를 차단하기 위한 일종의 방어적 억제 인지도 모르겠다.




올해도 이제 한 달 정도 남긴 시점이다. 시간이 빠른 것 같지만, 목적 지점까지 도달하기 위해 건너는 과정을 생각하면 또 빠른 것 같지도 않다. 마음이 흘러가는 시간보다 급한가 보다. 그래서 이 과정이 천천히 흐른다고 느끼는 것 같다. 이전 해와는 다르게 올해의 시간은 느리게 흘러간 것 같다. 그래도 끝이 보인다. 마지막 달에는 마무리를 잘 끝내 놓고, 쉬면서 돌아봐야겠다.




지금 내가 있는 곳에는 비가 내린다. 한 단계 낮아진 공간의 밝기와 비 내리는 소리가 들리는 적막함이 꽤 운치 있게 느껴진다. 차분히 말일을 보내주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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