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 작품을 처음 본 것은 1980년대였습니다.
제목을 제대로 알고 본 것이 아니라 그냥 어쩌다 본 것인데 정확하게 기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이보그 009] 작가가 그린 것 같은 화풍에 관심이 가서 보게 된 것인데 사실 잘 이해가 되지는 않았더랍니다.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 근처에 있던 지하 외국서적 점포에 널려있던 오랜 잡지책을 들척이다 보게 된 작품이었거든요.
어린 나이에 보기에는 좀 오묘한 구성이 많았고 단어 이해도 어려웠지요.
한참 나중에 작가 사망 후 작품집이 나왔을 때 이 작품 타이틀을 제대로 알아보게 되고 찾아서 보게 되었지요.
참고로 여러 만화작가 가운데 1950~1960년대 활약을 한 이들의 작품군은 대부분 특징적인 디스토피아 구성이 보입니다.
그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작용해서 탄생한 명작 영화도 몇 개 있었기 때문에 은근 SF 장르는 언제 인간 한 번은 망한 인류의 미래를 그리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그런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과정을 어떤 형태로 그리는가, 표현하는가에 따라서 작품, 스토리에 대한 이해관계가 달라지게 됩니다.
관점이 좀 달라지기는 하지만 어떤 표현으로 그려내는가에 따라서 그 작품의 생명력은 오래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1950년대를 중심으로 활약을 했다는 것이 좀 지금 감성과는 다른 면을 보여준다고 해도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충분히 통용되는 정신적인 부분은 충분히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 스토리 중 후반부에 들어서 나타난 구성은 어느 정도 지금 시대를 예견한 이야기를 보여준다고 할 것 같습니다.
지구인의 미래가 20세기를 넘어 21세기를 향해갈 때는 여러 가지 추측이 가능하지만 그런 21세기 사람이 보면 또 다른 시대를 바라볼 계기가 되기도 하겠지요.
정말 미래라는 시대를 이야기하는 데 있어서 그 미래는 우리들 주변에 있는 현실이 되어 비치기도 하니까요.
본의 아니게 인공 수면 장치에 들어가 수면학습을 하게 된 주인공 류는 전혀 달라진 지구에 도달하게 됩니다.
어떤 의미로는 [혹성 탈출] 같은 작품이 알려준 시대의 흐름에 동반하는 작품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인류가 현재에 가지고 있는 불안감을 기반으로 한 SF는 언제나 많은 것을 상상하게 해줍니다.
뮤턴트와 완전히 달라진 지구의 모습에는 어떤 의미를 두고 접근하는데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주는데 보통 인간이기를 바라는 주인공의 삶과 이해관계는 굉장히 급변하는 세상과는 다른 이해를 보여주지요.
어떤 의미로는 주인공답지 않은 주인공이 예상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데 금세 적응해가는 것을 보면 미래인이기 때문에 가능한 매력이라고 보기에는 좀 험난한 세상을 그리고 있지요.
그런 점에서 보면 사람들은 또 이런 내일을 보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희망적인 미래를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작품은 아름다운 것이 아니지만 이야기는 구성이 좋은 편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이 작품을 시작으로 '류' 시리즈가 만들어져 총 3부작 구성이 되었더라고요.
2부는 [원시 소년 류 : 原始少年リュウ]로 과거를 배경으로 그렸고
3부는 [번장 혹성 :番長惑星]으로 현재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