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만보 Aug 29. 2023

고유성 [복제인간]

사랑도 복제가 되나요

고유성 [복제인간] - 사랑도 복제가 되나요

1982년 7월 15일 자로 도서출판 빛나에서 나온 고유성의 대여 전용 만화 책자.

여러 SF와 드라마 장르를 연결한 고유성 특유의 감각으로 만들어진 걸작.

이때는 한 권짜리 단편으로 출간되었고 나중에 다시 구성을 늘려 4권짜리가 발매되었다.

작품 흐름과 구성상 1권, 단편으로 나왔을 때가 조금 더 좋은 인상을 받게 된다.

SF이지만 SF 답지 않은, 고유성 작품이지만 고유성 작품 답지 않은 개성을 보여준다고 이야기하게 되고 이후 [혼] 시리즈에서 기획된 여러 인간성숙의 장을 그리려고 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만보 주 

고유성이라는 작가에 대한 여러 가지 이해관계를 떠나 한국 만화계에 미친 영향력은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그중에서 SF 장르에 대한 접근과 만화적 연출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지금 시대에 있어서도 그 매력적인 천재성은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하겠다. 다만 아쉬운 것은 역시 캐릭터 디자인과 SF적 배경에 대한 오리지널리티입니다.

덕분에 70~80년대 작품군에서 작가만의 오리지널을 말하라고 하면 굉장히 어렵다는 평가를 할 수도 있지만, 여전히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도입부와 엔딩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에 들게 합니다.

이야기가 등장한 시대가 미소 냉전시대였다는 것을 볼 때 그런 시대가 미래까지 연결되어 상당히 뻔할 것 같은 전개를 가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스릴러 장르가 복합적으로 도입되어 있어서 짧은 한 권짜리 만화였지만 진한 스토리 전달력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 너무 재미있어서 만화방 아주머니에게 한 권을 따로 부탁해서 구입을 하기도 했었는데 군대 갔다 오는 동안 만화책들이 다 버려지는 사태를 맞이하여 아직도 아쉽게 생각하는 작품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작가의 [로봇 킹]을 비롯한 여러 명작 군 들 중에서 이런 작품들은 꼭 후세에게도 알려질 수 있는 단편집, 문고가 나와주기를 바라지요.

일본 순정 만화 작가 하기오 모토의 [A-A']에서 여러 가지 인상적인 소재를 가져왔다고 말할 수 있겠고 그 안에서 다시 바라보는 과정을 보면 이 작가가 상당히 일본어에 능숙하고 여러 해외 작품군에 대한 접근을 가지고 있었던 만큼 시대적인 상황을 볼 때 인식력이 높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새삼 알아볼 수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한국형 오덕들에게 완전체에 가까운 흥미와 즐거움을 선사한 작가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평가라고 하겠습니다. 당시를 비롯하여 지금까지도 어중간하게 생각 없이 장사 속으로 일본 만화를 베끼기만 했던 작가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지적인 부분이나 이해력은 지금 보아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류의 길 - 미래를 바라보던 옛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