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ess and Beauty of Making Clothes
* 이 글은 아젠다 바이 줄라이 웹사이트 블로그에 2019년 9월 17일 영어로 게시되었습니다.
십여 년 이상 다른 산업군에서 일하다 패션계로 이직한 누군가를 만났다. 그녀는 옷을 만드는 일이 얼마나 복잡하고 섬세한 노력이 요구되는 일인지에 놀랐다며 말을 꺼냈고 우리는 사람 손이 만드는 물건이니 만큼 거의 모든 공정이 잘못될 수 있다는 농담을 하며 웃었다.
백화점에 들어가 신상을 입어보며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나는 궁금하다. 옷이 만들어진 공장을 상상하면 버튼 하나로 정확히 재단되는 옷감과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옮겨지는 부속품, 기계와 같이 정확한 재봉사들을 상상하는 것은 아닌지? 봉제가 끝난 옷은 기계가 들어 비닐봉지나 종이로 패키징을 하겠지? 이런 상상이 다 틀린 것은 아니다 - 물론 다 맞는 것도 아니다.
옷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람의 손은 너무나 중요하지만 보통 간과된다. 면의 재료인 목화를 재배하고, 실크의 원료인 누에를 키우는 사람의 손에서부터 이 재료를 거두고 관리하고 운반하고 실을 뽑고 천을 만들고 염색하고 가공하고 전시하고 판매하는 사람들과, 옷을 디자인하고 스케치하고 상품으로 만드는 사람들, 이 상품을 판매하고 마케팅하는 사람들. 이 복잡한 과정에 수천 명의 사람들이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생산공정의 많은 부분은 정확도과 효율성을 높이고 일정 수준의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자동화되고 있다. 커팅도 그러한 공정의 하나일 것이다. 옷감을 켜켜이 쌓고 위에 종이 패턴을 놓고 수작업으로 옷감을 자르는 것보다 커팅 기계로 50여 장의 옷감을 한 번에 입력된 패턴대로 자르는 것이 훨씬 정확하고 빠르다. 하지만 아직까지 봉제는 사람의 몫이다. 재봉틀 앞에서 바쁘게 손을 움직이며 여러 조각의 옷감을 이어 붙이는 일은 2020년 오늘도 여전히 사람의 일이며 작업자들의 대부분은 여성이다. 어쩌면 당신은 쇼핑을 하며 네크라인 한쪽이 조금 비뚤어진 부분을 발견하고 놀랄지도 모른다. 사실 완전 대칭의 옷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람은 누구나 왼손과 오른손 중 한쪽이 더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주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신이 가지고 있는 옷들도 어딘가 비대칭인 부분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식탁에 올라가는 음식처럼, 우리가 입는 옷 또한 자연과 사람이 함께 만들어낸 산물이다. 와인은 생산 고장에 따라 지역의 토양, 햇빛, 물, 포도 재배, 가공 방식 등에 따라 특별한 향과 풍미를 가진다. 한 지역의 와인이 다른 직역과 다른 것은 당연한 이치이고 우리는 그 각각의 아름다움과 특별함을 즐긴다. 하지만 옷에 관하여, 우리는 어쩌면 산업화와 대량 생산으로 만들어진 특정 방식과 형태에 더 집착하는지도 모르겠다. 균일함, 통일성, 정확도 같은 기준 말이다.
물론 일정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시간이 지나도 옷의 원형이 잘 유지, 보존되려면, 그래서 오래 사랑받는 상품이 되려면, 옷감을 만드는 일에서부터 꼼꼼하고 세심한 바느질과 다림질까지 많은 공정에서 숙련된 기술이 요구된다. 다만 이 한 장의 셔츠가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을 거치는지 생각해 본다면 우리는 옷, 이라는 것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그 속에 우리는 옷이라는 상품과의 관계를 재구성하고 이 산업에서 우리가 만들어낸 많은 문제들을 푸는데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