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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mon Kim Aug 17. 2016

'세상에 없는 검사' 이야기

일본 드라마 <Hero>


'Hero' 시즌 2 공식 포스터

HERO(2001- )
주연: 기무라 타쿠야(木村拓哉), 마츠 타카코(松たか子, 시즌1), 키타카와 케이코(北川景子, 시즌2)
장르: 트렌디 드라마, 법정물

편성: 후지TV

시리즈: HERO 시즌 1(2001, 10부작), HERO SP(2006, 단편), HERO the MOVIE (2007, 단편), HERO 시즌 2(2014, 11부작), HERO the MOVIE 2(2015, 단편)



2016년 폭염과 함께 한국에 몰아닥친 시사적 문제 중 하나는 바로 검찰에 관련된 문제였다. 어느 검사장은 부정한 방법을 이용해서 재산을 늘렸다가 구속을 당했으며, 검사 출신 청와대 민정수석은 자신의 권한을 마구 남용했다가 위기에 봉착해 있다. 또 부장검사가 신임검사를 노예부리듯 부리고 심지어 폭행까지 하다가 결국 신임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었다. 참으로 분노할 일이다. 그러한 와중에 다시 뽑아든 일본드라마는 많은 사람들이 접해왔을 HERO라는 드라마다.

2001년 시즌 1이 만들어졌을때 평균 시청률 34.3%를 기록하며 1990년대 이후 일본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2014년 13년 만의 시즌 2가 만들어졌을 때도 21%라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기존의 법정 드라마와 다르게 트렌디한 스타일을 접목 시킨 것으로 상당히 신선한 기획이었다. 특히 199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최고의 인기 배우라고 할 수 있는 '기무라 타쿠야'라는 존재가 시청률을 끌어올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단지 기무라 타쿠야나 다른 인기배우(마츠 타카코, 키타가와 케이코, 아베 히로시 등)들이 나왔다고 해서 과연 시청률이 잘 나왔을까? 아무리 인기배우가 나온들 내용이 거지 같으면 아마도 시청률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HERO의 주인공은 쿠리우 코헤이(기무라 타쿠야) 검사는 실제 세상 어느 곳에서도 있지 않은 검사이다. 죄다 뛰어난 학력을 가지고 있는 검사 세계에서 쿠리우 검사는 유일한 중졸 출신 검사이며, 정장 대신 캐쥬얼한 복장으로 일을 한다. 시즌 2 1회에서는 어느 사건으로 인하여 검찰청 앞에 언론들이 진을 치고 있었을 때 다른 검사와 사무관들은 모두 잡혀서 고초를 치르는데, 쿠리우 검사만 그 망을 뚫고 나가는 모습도 나온다.

시즌 1의 한장면. 쿠리우 검사가 입고 있는 저 갈색 점퍼는 'Hero'를 나타내는 하나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복장이나 홈쇼핑 중독이 있는 모습을 봤을 때는 제 값을 못하는 사람일 것 같으나 사건을 맡았을 때는 누구보다도 열중하여 일을 한다. "검사는 언제나 피해자의 편", "한 사람의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열혈적으로 사건에 뛰어든다. 이러한 모습에서 사무관들에게 '외출병'이 걸렸다는 비아냥도 듣고 동료 검사들과 자신의 사무관들도 이해못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들에게 나중에는 인정받는다.

열혈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한번도 윽박을 지르거나 비아냥 대거나 반말을 한다거나 하지 않는다. 시즌 2 4회에서 한번 큰 소리를 낼 때가 있었는데, 사무관이 신체적인 위협을 당한 비정상적인 이유였다. 언제나 웃거나 진지한 모습을 오가면서 또한 피의자라도 그들의 진실을 밝히기 전까지는 인격적으로 대우해주는 모습이 보이는 것이다.


쿠리우 검사의 활약으로 인해 바뀌어 나가는 서브주연과 조연의 모습도 관찰해 볼만 하다. 시즌2 서브주연인 아사기 사무관(키타가와 케이코)와 카와지리  부장검사(마츠시게 유타카)

주인공인 쿠리우 검사 말고도 주목해야 할 대상은 그 주변 인물들이다. Hero에서 나타나는 검사조직은 상당히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조직이다. 검사들은 경찰에서 올라온 수사에 대해 별관심이 없어보이며 자리 보전이나 출세에 몰입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또한 주변이나 국민들의 시선에 매달려 있는 존재로 표현된다. 처음에 이들은 쿠리우 검사를 부담스러워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사건을 하나하나 해결하고 진실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들 조차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시즌 1에서 "우리 탐정이 된 것 같지 않아?"라고 미스즈 검사가 이야기 할 만큼 공판을 벌이는 모습 보다 사건 해결을 위해서 돌아다니며 증거를 수집하는 모습이 훨씬 많이 보이는데, 이는 일본과 우리나라의 검찰과 경찰의 관계 차이로 볼 수 있다. 일본의 경우 검찰과 경찰 모두 기소권을 가지고 있어 업무협조의 형태지만 한국의 경우, 검찰만이 기소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찰의 수사를 검찰이 지휘하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쿠리우 검사는 조사의 협조를 위해서 시즌 2에서 두번이나 경찰에게 머리를 숙이는 모습은 과연 검사로써의 모습이 어때야 하는지 잘 알려주고 있다.

트렌디 드라마로써 이 드라마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연애모드가 살짝살짝 드러난다거나(정말 미묘하고 살짝 드러난다.) 교훈을 주려고 한다거나 사건의 증거가 매우 우연하게 발견이 되거나 하여 조금은 의아한 결말도 있다. 우리가 '세상에는 없는 검사'의 이야기를 보며 감회에 젖는 이유는 따로 있을 것이다. 과연 검사들이(한국이나 일본이나 상관 없이) 진정으로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고 있는지 독임관청으로써 선후배의 요구나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진정으로 진실을 위한 조사를 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요즘 들어서 이 드라마에 더욱 큰 관심을 가지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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