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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리푸 Sep 27. 2015

긴 구름의 섬

prologue

뭐? H선배가 여행차 갔다가 이메일로 사표를 내고 그길로 눌러 앉았다고? 어디라고? 뉴질랜드?


뉴질랜드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그저 곰군(남편)의 선배가 한 달간 휴양차 갔다가 너무 좋아서 그냥 살기로 결심한 곳이라는 것. . . 중학교 시절 유행했던 노래처럼 그 곳은 크리스마스가 한여름에 있다는 것. . .


우연히 듣게 된 한 선배의 거침없는 행보가 내 촉을 쫑긋 서게 만들었다. 이후 곰군을 통해 종종 전해지는 비현실적인 미담이 이어질 때마다 새로이 선 나의 촉은 휴대폰 가게 앞 이벤트풍선처럼 나풀거리며 방정을 떨기 시작했다. 곰군도 부추겼다. 가볼만 한 가치가 있어 보였다.  

아이들을 재운 어느 늦은 가을날 밤, 그날도 뉴질랜드에서 건너온 '카더라'를 이야기하다가 우리는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았다. 비행기표를 사기 위해서였다. 표를 사두는 것이 자꾸 내 발목을 붙잡는 현실들을 떨쳐내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었으므로.


 AOTEAROA _ 긴 구름의 섬이라는 원주민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곳. 10살 아들과 5살 딸 그리고 39살의 내가 일단 떠난다. 회사의 인력을 이길 수 있는 곰군의 최대 장력은 열흘이다. 그는 35일 중 10일을 함께 하기로 했다.  2014년 12월 20일부터 2015년 1월 25일까지의 뉴질랜드생활기 중 일부를 여기에 옮긴다.


뉴질랜드 최북단 CapeReinga _ 뉴질랜드는 우리에게 있어 세상을 꿈꾸게 하는 이정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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