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네 음절의 단어가 입에 착 감긴다. 오늘 새벽까지 이 책을 읽느라 내 눈은 충혈되었고, 머리도 멍멍하다. 인간실격 때문에 나는 오늘 하루는 정상적인 궤도에서 실격되었다.
작가의 삶이 예술이 되었다는 점에서 오스카 와일드를 연상시키기도 하나, 다자이 오사무는 자신감 넘치던 그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다섯 번의 자살시도라니.
민음사에서 나온 책의 표지는 에곤 쉴레의 그림이다. 책과 더없이 잘 어울린다. 나는 그림을 보고 에곤 쉴레를 좋아하던 어떤 이를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