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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트랑제 Aug 06. 2022

질 클레망,『정원으로 가는 길』06

인도 잔타르 만타르, 별들의 정원

하늘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 그것은 곧 별들과 협력하고,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려는 계획을 포기하는 것이다


루돌프 슈타이너(인지학의 창설자)보다 먼저 달을 고려한 정원사. 달을 관찰하는 것이 경험적이며 불확실한 과학이라 칭할 수 있으나 정원사는 달을 제외하고 정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달과 별과 같은 하늘의 운동이 정원에 존재하는 생물체들에 대해 깊은 영향을 미친다면, 이 존재들을 받아들이기 위한 공간의 형태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클레망에 따르면, 역사상 거의 모든 대규모 정원은 여러 관점에서 별들의 운행과 하늘의 신비에 근접해 있지만 그 어떤 정원도 이 두 가지를 주요한 주제로 삼지 않았다고 한다. 


한무제 정원의 정자는 보름달을 바라보기 위해 설치되었고 베르사유궁의 왕의 방에서는 정해진 시각에 지는 태양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천체 정원'이라 불리는 잔타르 만타르 Jantar Mantar는 관측소로서 측정기구들이 정원 안에서 공간을 표시한다.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잔타르 만타르 (출처: 위키피디아)


삼라트 얀트라 렌더링 이미지 (출처: jantarmantar.org)


잔타르 만타르에 들어서면 일반적인 도시공원처럼 보이지만, 중앙 해시계인 삼라트 얀트라 Samrat Yantra 한가운데 서면 에셔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고 그는 말한다. 전망대, 둥근 지붕, 원형 경기장 등 모든 것이 현기증을 일으키며 무한을 탐험하도록 도와준다고. 조성될 당시 프랑스의 천문학자들의 도움이 있었다는데, 18세기 천문학자들을 매개로 인도와 유럽이 예부터 연결되었다는 점이 놀랍다. 


잔타르 만타르 공간을 구성하는 기념물들과 유사한 것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확신하는 그. 그 어떤 정원이 이처럼 대담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 세계의 창조를 위해서는 어떤 무대장식술이 필요한지를 묻는다. 


챕터 말미에는 캐 브랑리 Quai Branly 미술관 정원을 소개한다.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대륙의 고유 문명 유물을 전시하는 미술관의 주제에 맞게 클레망은 다양한 식물을 식재했다. 


캐 브랑리 미술관. 멀리 에펠탑이 보인다. (출처: http://www.jeannouv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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