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기간 최고의 고민
임신 39주 2일 차, 마지막 진료를 봤다. 역시나 우리 고추는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 3.7kg이라… 늘 한 주 씩은 남들보다 크더니 마지막까지 꾸준히 성장 중이다. 요즘 초코파이와 식혜의 조화에 빠졌다. 그 탓이 컸을까? 오늘도 초코파이를 6개나 먹었다. 초코파이 속 마시멜로는 지구를 3바퀴나 돌아도 빠지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을 때도 난 마시멜로와의 공생을 택했다. 게다가 막달이 다가올수록 밥이 싫어지더니 요즘은 거의 빵만 먹고살고 있다. 그래서 아기가 금방 컸나… 도무지 알 수 없다.
다짜고짜 유도분만 날짜를 내일모레로 잡자는 의사의 단호함에 심장이 두근댔다. 언젠가 나오겠거니 생각했는데 출산일을 내가 정할 수 있다니! 갑자기 ‘초산 유도분만 실패 후 제왕절개 후기’ 같은 맘카페의 제목들이 떠오른다. 내가 할 수 있을까? 고생하지 말고 그냥 제왕절개를 택할까 싶다가도 또 고민이 된다.
솔직히 말하면 아기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어느 선택이 나에게 더 나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임신 후 지금까지 그럴 듯 한 태교 하나 하지 않은 이유도 엄마인 내가 편안하고 행복하면 된다는 믿음 하나 때문이다. 출산도 마찬가지 아닐까. 결국은 당사자인 내가 선택할 몫이다. 아기가 크다는 말에 친구들은 제왕을 권유하고, 엄마는 제왕이든 유도분만이든 최대한 빨리 하는 게 낫다고 말하고, 남편은… 내 선택을 따르겠단다.
여러 의견들을 듣고는 있지만 성격상 그냥 내 맘대로 할 예정이다. 초산모는 유도분만 실패할 확률이 높다지만 칼로 배를 가르고 회복기간 내내 병원에 있을 생각을 하니 막막하다. 딱 오늘까지만 생각해보고 내일 병원에 전화해야지.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틀 후 나는 진짜 엄마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