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의 고통이 오지 않을 때
생각한다.
아이가 없었다면 우리는 어떻게 됐을까.
절규하듯 울음이 터져나와도 그 사람에게 닿지 않음을 깨달았을 때 난 절망했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고통스러게 부풀었다.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 한 고통은 숨을 쉴 수 없게 만들었다. 시간이 지나 부푼 감정들이 줄어들었을 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 사람이 말한다. 난 너무 고통스럽다고. 모든 마음이 부숴졌다고. 그가 예전의 나처럼 신음하고 있다. 제발 도와달라는 의미일까, 보듬어달라는 신호일까, 아니면 끝을 향해 달려간다는 메세지일까.
비어버린 마음엔 공허한 먼지만 날린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적막마저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