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발발 혹은 덜덜덜 떠는 아기를 보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그 많지도 않은 일을 심지어 제대로 해내지도 못했다.
아기가 아프다. 나의 천사, 나의 전부가 아프다. 열이 40도를 넘어가고 말도 못 하는 작은 생명체는 부르르 떨며 울먹인다. 간신히 잠든 것 같다가도 갑자기 발작하듯 깨어난다. 그리고 또 더운 숨을 내뱉으며 울어댄다.
마음이 찢어진다.
아기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건 겨우 안아주는 것 밖에는 없다. 의사가 처방한 약을 주고, 솜씨 없는 밥을 먹여주고 또다시 몸을 떠는 아기를 안았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오늘, 아기의 열은 간신히 조금 내려갔지만, 고단했던 며칠을 다 되갚으려는 듯 아기는 칭얼대고 내 손을 붙잡고 놓질 않는다. 아기는 울고 울고 또 울었다.
새벽 12시 반, 아기는 갑자기 일어나 또 영문도 모르는 울음을 터뜨린다. 아니 짜증을 터뜨린다. 울고 울고 또 울었다. 나의 천사, 나의 전부…….
아, 화가……, 났다. 너무 피곤했고 너무 졸렸고 너무, 짜증이 났다.
나의 천사, 나의 전부…….
엄마이기 전에 나라는 사람이, 아이의 몸이 걱정되는 마음과 별개로 피곤에 쩌든 내 몸이 이렇게 솔직하게 진심으로 짜증이 나다니.
죄책감과 슬픔, 사랑과 미안함이 뒤섞이는 밤, 갑자기 이 모든 것들이 무거워져 ‘아……, 죽고 싶다.’ 생각했다.
내 마음을 나의 아기가 알면 안 될 텐데,
내 마음을 나의 엄마가 알면 안 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