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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엔 Aug 25. 2021

강원도의 감각을 담는 로컬매거진, GAK

'local magazine GAK'을 소개합니다.

봄에 시작한 로컬매거진 프로젝트는 잠시 멈춤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어느덧 두 계절이 지나 가을의 문턱 앞에 와 있습니다.

초록이 모습을 감추기 전, 아직은 8월일 때 꼭 첫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반갑습니다, 강원도의 감각을 담는 로컬매거진 각GAK을 만드는 제이엔입니다.


종이잡지가 아닌 브런치 매거진으로 인사를 드리게 되었지만,

그간의 사정은 인스타그램 강원수집(www.instagram.com/gangwon_soozip)에 적어두었으니

팔로워해주시고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매거진 각, 0호를 시작하며 첫 번째 글로는 제가 로컬매거진을 기획하게 된 배경과 

어떤 매거진으로 여러분께 다가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 합니다. 

 



5년 전 고향인 강원도 원주로 이주하면서 지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이왕이면 사회적 가치를 지닌 일이길 바랐습니다. 초등학교와 도서관에서 독서논술과 마을강사로, 지역신문사 객원기자로, 출판편집자 등 다양한 일을 해오다 자연스레 ‘로컬, 여성, 일’이 화두가 되었고요. 지역에서 일하는 여성으로 사는 나에게서 출발한 질문은 점차 확장되었고 다양한 창작자들과 로컬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콘텐츠로 재가공하는 일에서 저의 비전을 찾았습니다. 이렇게 출발한 프로젝트가 <local magazine GAK>의 시작입니다.     


매거진 이름을 일단은(? 더 좋은 이름이 있다면 변경할 여지가 있어서요.) ‘GAK’으로 지었습니다. 로컬(강원도)에서 발견하는 감각(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을 담은 매거진이 주 콘셉트이기에 '감각'에서 따온 글자이기도 하고요. '각'은 '면과 면이 만나 이루어지는 모서리'란 뜻도 있지요. 연결을 좋아하는 저에게 이 의미가 와 닿았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공간, 무엇과 무엇이 만나 새롭게 감각하는 이야기들을 수집하고 싶습니다. 또 다른 의미로 '낱낱이'란 의미도 있고요, 각각의, 각자의 개성을 담고도 싶어요. 되도록 많은 이들의 목소리가 담기면, 보다 개성 있으면서 풍성한 잡지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읽는 소리론 '로컬매거진 각', 표기법으론 'local magazine GAK'으로 쓰면서 GAK에도 나름 의미를 담아보았어요. Gangwon, Aarchiving, link 로요.      

 

서울, 수도권에만 집중되어 있던 일자리, 문화, 주거, 경제 등 다양한 카테고리는 사람들에게 로컬, 분권화, 탈서울, N잡러 등의 새로운 삶의 대안을 가져왔습니다. 이 때문인지 최근 2-3년간 ‘로컬, 로컬크리에이터, 로컬콘텐츠’ 등의 개념들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고 특히 밀레니얼 세대에게 하나의 트렌드로 인식되기도 했죠. 이러한 흐름 속에 ‘로컬매거진’, ‘독립잡지’도 꽤 많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고요. 스마트폰과 전자기기가 발달되면서 종이책이 사라지는 시대, 출판사업은 사양 사업이라는 인식이 보편적인데 여전히 종이책은 출간되고 이중에서도 잡지라는 더 소수의 영역에서도 새로운 잡지는 발간되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원주’는 강원도에서 가장 큰 도시, 인구가 제일 많은 도시로 꼽힙니다. 그런데 지역의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담아내는 잡지 매체는 거의 전무합니다. 시에서 발행하는 무가지는 읽을 거리나 디자인 면에서 소장의 가치를 제공하는 데 아쉬움이 있고요. 제1차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되고 창의문학도시로도 선정된 원주는 관광도시를 꿈꿉니다. 그러려면 원주에 대해 잘 소개하는 매체는 필수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한 플랫폼은 부족하고 아쉽습니다. 실제로 원주 시민들은 ‘원주가 무색무취의 도시다, 원주는 뭔가 재밌는 게 없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원주가 가진 매력과 자원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건 아닐까요? 전례 없는 팬데믹은 사람들을 도시에서 시골로, 실내에서 실외로 이동하게 했고 올 여름도 강원도는 찾아오는 많은 인파들로 북적였습니다. 매력과 자원이 없다면 사람들이 찾지 않겠죠. 이런 질문에서 <localmagazine GAK>이 탄생하게 됐습니다. 강원도의 많은 자원들을 찾아나서는 여정, 그 과정에서 발견하게 되는 감각들을 총동원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삶을 보다 풍요롭게 누릴 수 있는 건 감각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하니까요.     


그리고 제가 로컬매거진 창간을 꿈꾸며 다양한 로컬 잡지들을 레퍼런스 삼다 보니 정말 멋지고 흥미롭고 유익한 매거진들이 참 많더군요. 그러나 보면서 아쉬움도 발견했습니다. 필진이나 인터뷰이로 소개되는 이들이 주로 귀농 귀촌한 젊은 청년들이라든지, 스타트업 창업가라든지, 생산자 중심으로 편중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또 다른 벽을 만들고 로컬이라는 의미를 퇴색하게 되는 건 아닌가 염려되었습니다. 저라도 그런 틀이나 장벽을 세우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만들고자 하는 매거진에는 다양한 세대의 필진이 등장합니다. 지역에 대해 오랜 경험과 연륜, 분야의 전문성을 지닌 5060 세대의 어른부터 이제 막 카메라를 들고 셔터를 눌러보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기 시작할 어린이까지, 나아가 이주여성들과 장애인, 고령층 노인까지 모두가 참여자가 되는 매거진을 지향합니다. 이것이 원주가 가진 또 다른 매력이라고 생각하고요.     


눈으로 보는 시각, 입으로 말하고 귀로 듣는 청각, 만지고 느끼는 촉각, 맛을 음미하는 미각, 코로 냄새를 맡는 후각. 이 다섯 가지 감각이 충분히 표현될 수 있는 매거진을 꿈꿉니다. 내가 사는 곳에서 출발해 보다 넓은 시각으로 강원도의 다섯 가지 감각을 표현하고자 합니다. 이 여정에 함께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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