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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자연 Nov 18. 2024

01. 프롤로그 "기사 마감 언제 하나요?"

그래서 주간지 기사 우째 쓰냐면요 

이 가벼운 기록의 이름은 마감날 송경원 편집장으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 "기사 마감 언제 하나요?"


주간지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왜 매주 쓰는데 매주 쉽지 않을까? <씨네21> 마감날인 목요일이 될 때면 정신적 고통은 신체적 고통으로 전환된다. 눈도 침침하고 단어 감각은 흐려지고 머리는 정지. 입으로 같은 문장을 세네 번 읽어야 다음 문장을 겨우 쓸 수 있다. 고백하자면 아주 가끔은 중고등학생 시절처럼 걍 사무실에서 손바닥 몇 대 맞고 그냥 넘어가고 싶은 날도 있다.(진지하게...) 


마감날 팀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내 기사 누가 대신 써주면 좋겠다." 팀원들이 가장 자주 시키는 저녁 메뉴는? 매운 떡볶이. (엄청 매운 탄수화물 류가 각광받는다.) 이 고강도 고밀도의 원고 노동을 마치고 나면 긴장감으로 경직되었던 몸이 풀리는지 갑자기 졸음이 미치게 몰려온다. 어쨌든 내 몸도 마음도 목요일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뒤늦게나마 기록해보려 한다. 매주 정신없이, 한편으론 허무하게 흘러가버리는 나의 고민과 노력을 영영 저장해두고 싶다. 기획하고 취재하고 글로 담아내기까지 어떤 고난이 있었는지, 원래 쓰고 싶던 것과 결과물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작품을 어떻게 접근하고 싶었는지, 데스크로부터 어떤 피드백(ㅠㅠ)을 받았는지 아조 소상히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보려 한다. (다만 누군가 곤란케 할 수 있는 비하인드는 담지 않는다.)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는 형식적으로 이런 부류의 글을 쓰기에 적합하지 않지만, 나는 또 비하인드를 엄청 좋아하는 사람이라 브런치로 튀튀 달려왔다. 2023년의 것부터 천천히 적어볼 예정. 당장 이번주 목요일도 잘 버텨야 할 터인데. 무탈하게만 지냈으면 좋겠다. 평온을 기원하며 지내온 그간의 목요일들을 이곳에 모아둬야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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