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로이 시계의 의미
오를로이 시계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첫 번째는 12 사도가 등장하는 제일 윗부분(Figures of Apostles)이다.
죽음을 상징하는 모래시계를 든 해골이 이제 죽음의 시간이 왔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으로 퍼포먼스가 시작되면 거울을 든 사람(자만과 허영), 주머니를 든 사람(탐욕), 그리고 비파를 든 사람(유흥)들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죽음을 외면하고 위에서는 12 사도가 차례대로 빙글빙글 돌면서 나왔다 들어간다.
재미있는 사실은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이 또 다른 옛 이야기에선 희망의 상징으로 전해진다는 사실이다.
천문시계 위를 자세히 보면 작은 창문 두개가 있습니다. 이는 예전에 귀족을 가두던 감옥으로 쓰였던 곳입니다. 하루는 죄를 기은 기사가 이곳에서 자신의 집행일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밖을 응시하다 우연히 참새가 움직이는 해골상으로 날아오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정각이 되고 해골상은 우리가 다 아는 턱을 끄덕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우연찮게도 참새는 끄덕이는 해골의 턱 안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참새는 다시 정각이 되길 기다릴 수밖에 없었고 기사는 문득 이를 보고 자신도 기다리면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습니다.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 기사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기다렸습니다. 결국 기사는 무죄를 선고받고 사면되었으며 그때부터 이 해골은 희망의 상징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시간을 나타내는 중앙 부분 (Astronomical Dial)이다. 당시 프라하의 과학적 지식을 집대성한 부분으로 이 시계 때문에 천문시계라 불릴 정도로 가장 눈에 띄고 아름답다.
이 Astronomical Dial은 당시 천동설이 지배적인 우주관이었음을 반증하듯 지구를 중심으로 제작되었다. 이 시계는 매우 복잡하고 정교하여 'Italian Time'이라 불리는 옛 체코 표준시, 중앙 유럽 표준시, 과거 천문학의 중심이었던 바빌론 시간(Babylonian Time) 그리고 황도 12궁과 월령까지 모두를 담고 있어 당시 최고 수준의 지식인을 제외하면 그저 시간만 알 수 있는 용도였다.
마지막 세 번째는 Astronomical Dial을 어려워하는 일반 시민들을 위한 시계인 제일 아랫부분(Calendar Dial)이다. 이는 일반 시민들을 위한 것으로 지금의 시계와 같이 12시를 기준으로 읽으면 된다. 가장 중심에는 프라하 성이 있고 그다음 황도 12궁 그리고 지금 가리키는 시간에 농민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그림과 마지막으로 보헤미아 때의 휴일과 각종 중요 날짜를 써놓은 것으로 구성되어있다.
이쯤 되면 이렇게 정교하고 복잡한 오를로이 시계를 누가 제작했는지 궁금해지는데, 여기에는 비극적인 옛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3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