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좐 Sep 02. 2020

서비스 종료 공지

9년 만에 처음으로 전하는 플랜비의 안부


인스타그램 공지 https://www.instagram.com/p/CEk5RfgJvBO/?utm_source=ig_web_copy_link

트위터 https://twitter.com/PlanBarcelona/status/1300617968867442689?s=20








안녕하세요?

바르셀로나 플랜비입니다.


오늘은 저희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아마도 9년 만에 처음으로 전하는 바르셀로나가 아닌 저희 플랜비의 안부인 것 같습니다.


모두의 여행이 멈춘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저희 플랜비는 바르셀로나를 떠나지 않고 모든 상황이 나아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려왔습니다. 유럽과 한국의 소식을 모두 살펴야 하는 힘겨운 시간 속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는 걸 보면서도 바르셀로나를 떠난다는 결정을 하는 건 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희에게 바르셀로나는 단순한 일터 만의 의미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7개월이 지났습니다.


여행은 코로나19로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산업이지만 가장 마지막에야 되살아날 산업이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냉정하게 말해 여행은 사람들의 생계와는 상관없는 ‘오락’이고 위기 상황에 가장 먼저 외면받는 사치스러운 여가라는 건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일단 버텨보기로 했지만 많은 분들의 응원 덕에 이제 덩치가 제법 커진 플랜비는 그냥 버티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했습니다. 수많은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막연하게 기다릴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9년간 플랜비를 운영하면서, 그보다 긴 시간 바르셀로나에서 살아오면서 언젠가 이 도시를 떠나게 될 순간을 수없이 상상해왔는데 수백 가지 버전의 마지막 중에 지금 같은 마지막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많이 많이 많이 아쉽습니다.


여러분의 설레는 표정을 마주할 때마다 나도 바르셀로나로 ‘여행’가고 싶다는 생각을 농담처럼 해왔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틈날 때마다 바르셀로나로 떠나겠지요. 그때마다 바르셀로나 소식은 이곳에 꾸준히 올리겠습니다. 플랜비의 가우디 투어와 골목 투어는 마무리되고, 우리는 새로운 일을 찾아 흩어지겠지만 바르셀로나를 이야기하는 것만큼은 멈추지 않겠습니다. 


그동안 함께한 열아홉 명의 가이드 팀원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어려움 속에서 7개월간 흔들림 없이 바르셀로나를 지켜준 우리의 마지막 팀원들께 감사합니다. 그간 저희 플랜비와 함께 바르셀로나를 걸었던 수천 명의 여행자들께 감사합니다. 우리가 미뤄둔 여행을 다시 떠나게 되는 날이 빨리 돌아오길 바랍니다. 



지난 3030일. 

여러분들 덕에 바르셀로나에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2020년 9월 1일.

바르셀로나 플랜비 대표, 정주환




매거진의 이전글 안녕 바르셀로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