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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창그녀 Sep 15. 2015

아동문학?

소녀일기 vs 엄마일기

1980년생 여자가 쓴 80년대. 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일기 속에서 공통된 스토리를 뽑다.




아동문학?


1991년 7월 25
오늘은 내가 그렇게 손꼽아 기다린 날이야. 아동문학가 조대현 선생님께서 글짓기와 원고지 작성법을 가르치러  거든. 아동문학가로 유명한 그 분의 이름을 참 많이 들어왔어. 존경하던 그 분이 어떤 분이실까 너무나 궁금단다.
그 분은 50대 초반쯤의 나이었고 안경은 쓰지 않았으며 얼핏 기억하기로는 대머리야. 약간 전두환 대통령을 닮은 얼굴에, 젊은 색시의 시아버지 같은 느낌이 들었어. 나는 글짓기에 대한 강의가 시작되자 아주 아주 귀 기울여 들었단다.

 

 

1991년 7월 31
망설이고 망설이다 조대현 아저씨게 편지를 쓰기로 . 내 희망은 작가니까 조대현 아저씨께 편지를 쓴다면 분명히 도움이 될꺼라고 생각했지. 그렇지 않니?  몇 번이나 다듬고 고쳤더니 좋은 편지글이 나오. 조대현 아저씨께서 꼭 답장 주시겠지? 제가 작가가 되려하는데 좋은 말 좀 해주세요, 라고 썼으니까 꼭 답장 주시겠지? 아 그 때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내가 그 유명한 조대현 아저씨게 어떻게 편지를 보냈는지 믿기지가 않아.








2012년 10월 8
아침부터 부랴부랴 서울  아동문학가 조대현 선생님을 뵙고 왔다. 20년 만에 만난 선생님은 거의 할아버지가 되있었다. 초등학생 때의 기억만을 간직한 채 뵈었지만, 그 사이 한번도 소식을 나눈 적 없지만 선생님이 좋았다. 인사동에서 선생 사주신 밥을 먹고 선생님의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오늘이 오는 게 두려웠다. 나는 아동문학가가 될 그릇은 아니란 걸 고 있었으니까.... 선생님 방황을 끝내고 장르를 잡아 그 길에 최선을 다하라 하셨다. 또, 어느 장르를 택하던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하라고 하셨다. 우리는 아동문학이냐, 수필이냐의 장르를 떠나 문학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선생님은 잠깐 해리포터를 언급하셨다.

“영국은 그런 이야기가 나올만해. 원래 영국엔 빗루를 타고 하늘을 나는, 그런 전설이 전해 내려오니까. 동화는 판타지인거야.”

“네? 판타지요?”

“그럼 동화는 판타지인거야.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릇되고 해괴한 판타지가 아. 선녀. 호랑이. 하늘에서 내려온 밧줄... 그게 우리 옛날부터 내려오는 판타지였어. 내가 쓴 판타지는 <소리를 먹는 나팔> 단 한편 뿐이야. 나머지는  판타지가 아닌 생활동화를 썼지”

선생님은 인사동을 나와 가까운 건물로 나를 안내했다. 방정환 선생님의 잡지 ‘어린이’가 발행된 장소라고 했다. 건물 입구에는 조대현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아동문학인들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도 보였다. 시간이 흐를 수록,  자꾸만 피천득 선생님을 마주하고 선 느낌이었다.

“수필을 계속 써왔다니 수필가로 등단해봐. 우선 등단을 하고 좋은 작품을 써야하지 않겠어? 급하게 쓰기도 하고, 천천히 쓰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걔 중에 좋은 작품도 나오고 아닌 작품도 나오는 거야. 피천득 같은 인물이 되려면 쉽지는 않을 테지만 그렇게 되보겠다 생각하고 열심히 쓰는 거지”

선생님과 안국역에서 헤어졌다. 나는 선생님께 네잎 클로바를 선물로 드렸고 선생님은 당신의 동화책에 직접 싸인을 해서 서류봉투에 건내주셨다. 동화는 판타지고 수필은 고백이라고...하지만 선생님과 나 사이에 문학의 경계는 없었다.

 


 



91년 조대현 선생님을 처음 .
2012년 조대현 선생님을 두 번째 만나다.
2013년 수필가로 등단하다.

이란   조언주신 조대현 선생님께 립니다. 아동문학가처럼    작품을 창작할   없기에  삶의 평범 이야기를 끌어올리는 이작가가 되기로 습니다.  

작게 보면 저의 일기지만 크게 보면 우리가 살아온 이야기이기에 케케묵은 일기장을 펼쳤습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 문창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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