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일기 vs 엄마일기
1980년생 여자가 쓴 80년대. 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일기 속에서 공통된 스토리를 뽑다.
네이버블로그 프로필
2007년 2월 9일
안녕하세요.
블로거가 차고 넘치는 세상이죠.
그걸 잘 알면서도 갑자기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죽기 전에 할 말이나 실컷 해보자는 의도입니다.
퇴근하고 돌아오는 언덕길에 혼자 중얼중얼.
지하철에서 창밖을 보며 중얼중얼.
이러다 미쳐버릴까 걱정입니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따뜻한 덧글 부탁해요. 이름 모를 당신이 반갑습니다.
I am 문창그녀
keywords 영화관에서 7년 정도 일했답니다.
likes 대한극장.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dislikes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없이 죽는 것.
wishlist 연하남. 돈. 아니면 수 많은 팬.
2011년 11. 8
반갑습니다. 여기까지 흘러오셨네요?
어쩌다 도착했지만 자주 올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해요.
평생 소원이 문예창작학과 입학하는 거였습니다.
졸업을 하고 영화관에서 일했습니다.
영화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결혼을 하고, 이젠 책이 아닌 잡지와 사보, 기타 읽을 거리를 옆구리에 끼고 삽니다.
올해 목표는 등단.
네이버의 진짜 이름은 ‘이웃’이잖아요?
이웃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한 덧글 부탁 드려요.
2015년 7월 13일
이제 알았어요.
왜 아이가 사랑스럽지 않을까.
왜 남편이 사랑스럽지 않을까 늘 고민이었는데
딴 것에 제 맘을 빼앗긴 탓이었어요.
사랑에 빠지면 자식도 안보인다죠. 남편은 두말할것 없고요.
오늘 아침 깨달았습니다.
나는 아이도 남편도 아닌 네이버 블로그를 짝사랑 했던 거에요.
글 쓰는게 좋아 블로그 한다고 했지만 핑계일 뿐 외사랑이었어요.
사랑은 주변사람도 행복하게 해야죠.
나를 잃는 게 아니라 나를 풍성하게 해야 옳지요.
사랑해야 옳은 것만 사랑하겠습니다.
오늘부터 남편과 아이보다 더 좋아지는 대상이 있다면 적당한 거리를 두겠습니다.
I am 문창그녀
wishlist 내책내기. 새컴퓨터. 구두. 파워블로그.
2007년에도 2011년에도 2015년에도..
블로그를 하고 글을 씁니다.
파워블로그 된 적이 없고
글써서 큰 돈 번 적이 없는데 여전히 글쓰며 블로그하며 지냅니다.
7년을 함께 산 남편도 두 손 두 발 들었다는 그 이유. 왜일까요?
작게 보면 저의 일기지만 크게 보면 우리가 살아온 이야기이기에 케케묵은 일기장을 펼쳤습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 문창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