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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창그녀 Sep 16. 2015

이사가는 날

소녀일기 vs 엄마일기


1980년생 여자가 쓴 80년대. 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일기 속에서 공통된 스토리를 뽑다.




이사가는 날



1986년 5월 25
나는 이사를 왔기 때문에 새학교를 다녀야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 언니랑 큰아버지랑 새학교에 갔다. 학교는 마음에 들었다.



1986 11월 24
요새는 아파트가 새로 생겨서 전학 온 아이들이 많다. 우리반에는 네 명이 전학왔다.







2014년 2월 14
만 6년을 살았던 신혼집을 떠나는 중이다.
섭섭함은 없다. 누가 신혼을 아름답다했어!
이루 말 할 수 없는 사연과 고통은 만삭의 배에 묻고 난 이사간다.
방금 서울서 오신 집주인 아주머니 하시는 말
“애는 언제 낳아? 집에 물이 새서 고생 많았지. 욕봤어. 미안해.
아주머니를 보니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하다.
“아, 애기엄마. 전세자금대출은 다 값은 거야? 나 확인 안해봤는데... 확인 안해봐도 되겠지?“

이렇게 6년이 갔다.
나의 신혼이 갔 

남편의 신혼이 갔
환희를 이 집에서 낳았고.
성남시는 나에게 많은 것을 선물해주었다.
성남시블로그기자.
성남문화재단.
성남시상권활성화재단.
이재명 성남시장님.
그 외 많은 만남과 기회들.
안녕 성남시! 안녕 나의 신혼!
나는 오늘 이사 간다. 새로운 일들이 시작될 것이다.




2015년 9월 14
남편이 퇴근하자마자 하는
“아무래도 이천으로 가겠는데? 지금 회사 돌아가는 모양새가 그래.
그래서 물었다.
“언제쯤?
“내년 여름이나 가을쯤.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남편 회사를 따라 작년 발렌타인데이에 경기도 광주로 이 왔는데 이제 또 그의 회사를 따라 경기도 이천으 옮겨가야하나 보다. 다른 것이 떠오르지 않는다. 지난 1년 동안 광주에 뿌리 내리기 위해 안간힘 썼다. 광주에 수십년 산 사람만큼은 아니지만 이 곳 저 곳에 손길을 주고 발길을 주어 김진미만의 자리를 잡았다. 내가 잡은 자리는 곧 초등학교 입학하는 환희에게도 영향을 주기에 두 눈 크게 뜨고 이 도시를 돌아다녔다. 그런데 가야한다고?

낮의 도시를 돌아다니며 경제와 문화를 들었다 놨다하는 건 여자들이다. 남편들이야 하루 종일 회사에 처박혀 일하면 그 뿐.  한번  나의 능력을 야하나보.   아이가 초등교에 안정적으로 입학  있도록, 남편이  다리 뻗고 맘껏    있도록  도시를 횡무진해야하나 보다.  까짓것 마는 두렵지 . 







1986년. 서울 상계동은 새 아파트와 새로 사 온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2015년. 차라리 상계동 친정 근처로 이사갈까 고민 중입니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라면 남편을 따라  경기도 깊숙이 파고들  이유가 없는 듯해요....
작게 보면 저의 일기지만 크게 보면 우리가 살아온 이야기이기에 케케묵은 일기장을 펼쳤습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 문창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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