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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창그녀 Sep 14. 2015

달다구리

소녀일기 vs 엄마일기

1980년생 여자가 쓴 80년대. 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일기 속에서 공통된 스토리를 뽑다.



달다구리


 

1987년 10월 13
오늘은 손님이 오셔서 선물을 사주셨다. 안에는 초쿄파이가 아주 많이 들어있었다. 언니와 나와 동생은 손님께 감사드리며 맛있게 먹었다. 아주 달콤했다. 그래서 물을 많이 먹었다.

 





1999년 3월 9
평일에는 회사에, 주말엔 주차장 알바까지 하느라 허리가 아파 죽겠다. 그런데 이럴 줄은.. 이런 줄은 정말 몰랐다. 집에 있는 데 걸려온 00오빠의 전화. 대문 밖에는 글쎄 오빠가 서 있었다. 내가 먹고 싶다던 양념치킨과 내가 젤 좋아하는 쵸코다이제스티브와 허리 통증에 붙이라고 파스까지. 눈물. 감동. 고마워서 울뻔했다.





2013년 12월 2
새벽부터 일어나 원고 작업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필요한 건 당분의 힘.
남편이 큰 아들 환희 먹이라고 사 온 포스트 크랜베리 아몬드 맛을 달력에 쏟아 놓고 먹었다. 아마 환희가 커서 이러고 있었으면 소리를 질렀겠지. 그게 뭐하는 거야! 그릇에 넣고 우유 부어 먹으란 말야! 니가 잉여인간이야!

 더 먹으면 정말 소화가 안 될 것 같은 순간에 원고 작업이 끝났다. 이제 콘프레이크를 상자에 넣고 어른스럽고 엄마다운 밥을 먹어야겠.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정말 렵고 신경 쓰이고 골치 아픈 인터뷰 기사 쓰기가 남아있다는 것을.  오후엔 기필코 인터뷰 기사에 손을 댈 것이다. 그 때 또 달다구리의 힘을 빌려?

 



1987 쵸코파
1999년 초쿄다이제스티
2013 콘플레이크... 당분의 힘 아줌를 여기까지 오게 한 것 아닐까요.
작게 보면 저의 일기지만 크게 보면 우리가 살아온 이야기이기에 케케묵은 일기장을 펼쳤습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 문창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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