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통지서를 받았고 나는 괜찮다.
올해 연봉 인상률을 확인했다. 연봉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했다. 사실상 연봉 삭감 아닌가. 큰 기대는 없었지만 아주 작고 소중한 기대 정도는 품었던 스스로가 한심했다. 한두 해 속은 것도 아니고 실망할 일을 왜 십수 년째 반복하는가. 작년에 (주)쿵쿵따리쿵쿵따의 제안이 꽤 괜찮았는데, 십 년 전 스타트업 웁스아이디릿어겐이 오라고 할 때 갈걸...... 있는 후회, 없는 후회, 굳이 후회할 것도 아닌 후회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후회 비슷한 것까지 총동원하고 고도화하며, 나의 헌신, 나의 성과, 나의 가치를 알아주지 않는 회사에 대한 서운함에서 시작해 그럼에도 미련하게 십오 년을 이 회사에 붙어있는 스스로에 대한 자책으로 후회스러움을 심화, 확장해 나갈 때쯤, 옆에서 지켜보던 봄나물이 말했다.
신경 쓰지 마, 괜찮아.
내가, 알아.
그러면서 어깨를 툭툭. 커피 줄까? 덤덤히 말하는데, 나는 이 사람과 이미 결혼했지만 나는 이 사람과 결혼하겠다 결심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꼭 하와이를 가자.
*우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