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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영 Sep 21. 2020

[윤리에세이] 나쁜놈들이 이기기 쉬운 진짜 이유

성취라는 결과만 중요할까? 과정은 어떤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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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a6xcnPJdc1k



어릴 때 만화영화를 보면 늘 나쁜 놈과 착한 놈의 대결구도가 등장합니다. 

나쁜 놈이 이기는 듯하지만 만화영화가 끝날 무렵에는 정의로운 착한 놈이 이기고 평화가 실현됩니다. 권선징악의 결론이죠. 그러나 현실에서는 권선징악의 법칙이 반드시 적용된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들도 있습니다. 어쩌면 나쁜 놈이 더 쉽게 이기는 현상도 종종 눈에 띕니다. 


왜 일까요? 그 이유를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이렇게 밝힙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이기면 된다’는 철학이 지배하는 사회에선,
언제나 ‘나쁜 놈’이 이깁니다.
‘나쁜 놈’일수록 할 수 있는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 세상의 가치들 중에는 경제적 가치로 환산되어서는 안되는 것들이 존재합니다. 

마찬가지로 이기기 위해 행위로 전환되어서는 안되는 것들 또한 존재합니다. 이기기 위해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는 인식에는 위험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나쁜 놈’이라고 스스로를 규정한 사람은 가치를 오로지 이긴 결과에만 두기 때문에 과정의 가치를 망각해버리고 맙니다. 과정의 비윤리성은 고려하지 않으므로, 성공을 위한 선택의 방법이 많아지게 되죠. 비록 과정이 비윤리적이라 해도 이긴 결과로 보상된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결과보다 과정에 훨씬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우리에게 과정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과정이 행복하지 않은 삶은 물리적으로 행복할 확률이 줄어드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죠. 


반면 윤리적 의식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못합니다.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정의 윤리성도 중요한 선택의 기준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자기검열 시스템의 가동으로 성공을 위한 선택의 방법은 제한되고 맙니다. 그러니 전우용 교수의 주장처럼 ‘나쁜 놈’이 이길 확률은 물리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윤리성이 배제된 이기는 방법은 성취과정에서 많은 피해를 양산할 확률 또한 높아진다는데 있습니다. 

가해자의 의도성 여부와는 별개로 말이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윤리이해관계자인 S.P.I.C.E 등에게 미칠 파급정도를 고려하지 않습니다. 그들에 대한 공감 또한 무시해버리죠. 그래서 성공의 결과에만 집착하게 됩니다. 


그러나 잊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이기는 것은 성취자체로도 의미가 있습니다만, 지속성이 보다 더 중요합니다. 성공했다는 경험만 갖고, 실패한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되지 않을까요? 

성취는 혼자 힘으로도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속은 분명히 조력자가 필요합니다. 동반자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자신에게 피해주는 사람에게 조력할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이기는 행위자체보다 이김 너머의 지속적인 행복을 원한다면 피해가 아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보다 현명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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