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르시 Nov 08. 2024

나와 같은 길을 걸을까봐 나는 걱정하고 걱정하며...

그 길로 인도하고 있는 결과를 낸다

난 초2때

선생님에게 크게 아이들앞에서 혼난 적이 있었다.


나의 성격은 내향적이고 소심했다.

그러다보니 내 주변에는 친구가 없었다.

엄마도 바빴고 아빠도 바빴다.

나는 심심했다.


엄마 화장대 위에 올려진 돈을 가져가서

아이들을 사주니 아이들은 나에게 몰려왔다.

화장대에 돈이 없어서 엄마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고

그렇게 아이들을 사주니 아이들은 나에게 왔다.


그건 몇달을 가지 못했다.


친구중의 한명이 그 모습이 이상하게 여겨

담임선생님에게 일렀고

선생님은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그래 거기까지는 괜찮았다.


조회시간에

나를 교탁에 부르고..

도둑년이라며 괘도로 때리며 혼내셨다.


그게 30년이 지난 지금도 또렸하다.


그 혼냄 덕분에 아니 솔직히 선생님의 혼냄이 아닌

엄마가 울면서 나를 때린 혼냄 덕분에 나는 더이상 도둑질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선생님이 혼내신건

이후에 나는 나의 꼬리표로 내가 붙이고 다녔다.

누군가 수군거리면 내 얘기를 할까 두려웠다.

"2학년때 제 도둑질한애래~" 이 얘기만 할것 같았다.


중학교 3분말하기 발표회때도..

모두들 나를 주시하는데 나를 보지 않았으면 했다...

6년도 더 지난일이 었는데..

초등때 소문을 들어서 내 죄를 생각할까봐 두려웠다.

관심받기 싫었고... 관심받고 싶지 않았다.


고3수능이 끝나고..

교회 올라이트 밤새 찬양하고 대화나누는 시간에

누군가 날 바라보며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사람"을 불러주는데..

엉엉 울어버렸다.


아.. 난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었구나..

몰랐었다.


엄마 아빠는 항상 바빴다.

아빠는 건강하실때.. 지방에만 계셔서 거의 못뵜었고..

집에 계실때는.. 알콜중독으로 인한 간경화로 거의 누워만 계셨고..

정신병원과 병원을 들락거리다가.. 내가 20살에 돌아가셨다.


엄마는 돈버느라.. 아빠챙기느라..

딸셋을 돌볼 여유가 전혀 없었다.

그렇게 열심히 사셨다.


난.. 어렸을때 관심받지 못했던..

아니 관심을 거부했던 그 자아가..

지금 40가까이 된 성인이 되어도 발동하고 나를 버겁게 한다.


그런데..

내 딸아이가.. 그 모습이 닮았다.

난.. 우리 엄마때와 상황이 많이 다른데..

여전히 맞벌이긴 하지만.. 단시간 근로로 아이를 더 돌볼 수 있고..

아이 한명이라 더 여유가 있는 상황인데..

내 정서가 불안하니

나의 아이의 정서 역시 불안함을 물려받게 된다.


미안하다.


그래서 계속 공부하려고 한다.

육아서 말고..

내 마음 공부를 계속 하려고 한다.

육아서는.. 지금 내가 아직도 날 돌볼 여유가 없어서..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것 같다...


내가 먼저 치유되고.. 아이도 점차 돌보고 되었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이번 기도는 꼭 들어주세요 하나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