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자기혐오에서 벗어나는 자세

나를 괴롭히는 것들을 하나씩 벗겨내기

by AURA

오랜만에 이불을 빨았다


무겁고 커다란 이불은
지금까지 나의 작은 몸을
무자비하게 감싸 안았다


나는 이불을 걷어내고
깨끗한 물로 씻기고
세제로 사정없이 두들겼다


축축해져 더욱 무거워진 이불은
나를 한 번 더 삼키려 시도했다


지지 않으려 이불을 밟아댔다
이불이 우악스럽게 먹어치운
물기들이 조금씩 잦아들었다


나는 이불을 안고
낑낑대며 옥상으로 올라갔다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살이
나를 막아섰다
나는 햇살에게 이불을 던져 주었다


내가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