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괴롭히는 것들을 하나씩 벗겨내기
오랜만에 이불을 빨았다
무겁고 커다란 이불은지금까지 나의 작은 몸을무자비하게 감싸 안았다
나는 이불을 걷어내고깨끗한 물로 씻기고세제로 사정없이 두들겼다
축축해져 더욱 무거워진 이불은나를 한 번 더 삼키려 시도했다
지지 않으려 이불을 밟아댔다이불이 우악스럽게 먹어치운물기들이 조금씩 잦아들었다
나는 이불을 안고낑낑대며 옥상으로 올라갔다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살이나를 막아섰다나는 햇살에게 이불을 던져 주었다
내가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