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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일영 May 17. 2020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아무렇지 않은 것들의 끔찍함


이 작품을 이야기하는 많은 이들이 냉전, 권력, 비리 등을 이야기하지요. 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덤덤하게 슈호프의 하루를 보여주는 작가의 시선을 통해 제가 느낀 첫 번째는 그 일상의 끔찍함이었고 두 번째는 그 '아무렇지 않음'이었습니다. 제게는 끔찍한 일들이 그들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일이었던 것이죠. 우리는 어떨까요. 훗날 우리 아이들이 보기에 끔찍한 일을 우리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있지는 않을까요. 항상 깨어있으려 노력하지 않는다면, 사소한 불편함과 부당함을 감지하고 개선하려 노력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쩌면 아이들에게 끔찍한 세상을 남겨줄지도 모르겠습니다. 함께 노력해주세요. 저도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p.s.

우리가 사는 세상은 여전히 남들에게 이야기하기도 부끄러운 작고 사소한 불편함과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커다란 부당함으로 가득하지요. 누군가 세상은 원래 그런 거라며 불편함과 부당함, 부조리를 참으라고 말한다면 단호히 원래 그런 것은 없다고 얘기하세요. 세상은 그렇게 아주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변해왔으니까요. 20년 전에는 버스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흔했습니다. 10년 전까지는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일이 아무렇지 않은 일이었고요. 지금은 어떤가요. 너무 조금씩이라 매일 느낄 수는 없지만 세상은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 덕분에요. 하지만 나이가 많아서, 힘이 세서, 직급이 높아서, 선배라서 등등 이런저런 이유로 단호해지기란 쉽지 않지요. 그럴 때엔 도움을 청할 친구나 동료를 찾아보세요. 생각보다 세상에는 도움을 줄 친구가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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