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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일영 May 21. 2020

청년 사회적 창업하기 - 구도 게이

매일 다리가 후들거리겠지요


먹고 살 수 있을까.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부모님을 모실 수 있을까.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연봉, 소득 같은 숫자를 통해 선명한 공포가 됩니다. 많은 이들의 선량한 꿈이 그 지점에서 숫자에 밀려 흩어지고는 하지요. 세상을 바꾸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지구를 인간뿐 아닌 모두에게 더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꿈을 삶으로 실천하는 이들을 위해 많은 이들이 고민하고,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시도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기를 반복해왔습니다. 사회적기업 또한 그런 오랜 노력의 과정 중 하나이지요. 그럼에도 여전히 그런 삶은 쉽지 않습니다. 절대 즐거운 일만 있거나 아름답기만 하지도 않을 테고요. 성취와 보람마저도 없거나 희박하거나 스스로 간신히 만들어내야 합니다. 꿈과 삶이라는 단어보다는 생활이라는 말의 무게에 매일 다리가 후들거릴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당신이 그런 꿈을 꾼다면 그래서 도전하고 노력하겠다면 한마디만 더 하겠습니다. 힘내세요. 당신은 절대 혼자가 아니에요.


p.s.

언뜻 척박하고 삭막해 보이지만 다행히도 우리 주변엔 여전히 곤경에 처한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마음을 간직하고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기부와 후원, 자원봉사를 통해 그 마음을 표현하기도 하고요. 종종은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시간과 노력을 바치는 이들도 있습니다. 또 그런 일, 그런 삶을 꿈꾸는 이들도 있고요. 그들이 있어 준 덕분에 우리가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이지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렇게나 고마운 이들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나요.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급여, 살인적인 업무량,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보람이 쌓여 결국 도시 빈민이 되는 일이 허다하지요. 이름이 알려진 유명한 사회활동가들은 어떨까요. 유명해져서 살아남았든, 살아남아서 유명해졌든, 어느 쪽이든 살아남는다면, 유명해진다면 그럼 그때부터는 편해질까요. 그럴 리 없지요. 그때부터는 언론과 정치의 공격을 받아야 합니다. 흔한 일이지요. 하루하루 흠 잡히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살았건만, 없는 흠을 탓하는 이들을 이겨낼 도리가 없지요. 그렇게 이제는 누명과 사회적 따돌림에 맞서야 합니다.


청렴해야 한다는 의무가 가난해야 한다는 강요로 바뀐 지 오래입니다. 도덕적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마치 성자처럼 살아야 한다는 강요로 바뀐 지도 오래입니다. 무결점, 무흠결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요합니다. 사회적으로 또 스스로도요. 예수나 부처라면 그런 강요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누가 버텨낼 수 있을까요. 버텨내지 못한다면 그래서 그런 이들이 모두 사라진다면 누가 가장 좋아할까요. 아마 돈 없고 힘없는 우리는 아니겠지요.


마음이 고와서 평생 사람 한 번 미워해 보지 못한 이들, 한 푼 한 푼이 아깝고 귀해서 평생 돈 한 번 마음 편하게 써보지 못한 이들이 마치 죽을죄를 지은 사람마냥 포장되어 뉴스에 나옵니다. 어제도 그랬고 내일도 그렇겠죠. 매일 새로운 살아남은 이들이 그렇게 죽어갑니다. 세월호 때도, 518 때도 그랬던 것처럼요. 그럴 때마다 안타까워서 숨이 막힐 것 같아요.


많은 뉴스와 많은 말이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사랑하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고 미워하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지요. 부디 사랑하라고 말하는 이들을 아껴주세요. 미워하라고 떠드는 이들은 한 번쯤 의심해보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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