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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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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벨라 Jun 13. 2019

제1.5회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시상식

일상 안에 자리한 <서프라이즈>의 모습을 기대해요



일요일 아침잠을 깨우는 프로그램, 무엇입니까!


한국인의 일요일 아침을 책임지는 <서프라이즈>가 벌써 900회를 바라보고 있다. 앞서 800회 특집으로 제작진은 ‘서프라이즈 시상식’을 개최해 그간 사랑받았던 <서프라이즈> 배우들에게 공로상을 전했다. #서프라이즈_걔로 통했던 배우 박재현, 김민진을 비롯해 SNS에서 #프로시집러로 큰 웃음을 준 배우 김하영까지 여러 배우들이 모여 자리를 빛내주었다.


그러나 부족했다. 혹시 자연스레 넘긴 장면 속에 힘겨웠던 촬영 현장이 녹아있진 않을까? 당연하게 여겼던 장면 속에 숨은 주역이 있었던 건 아닐까? 그.래.서. 직접 제1.5회 서프라이즈 시상식을 기획해 보았다. 100% 시청자 입장에서 꾸며본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시상식, 즐겨보자.




개근상

배우 문희성 님 개근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첫 번째 시상 부문은 바로 개근상이다. 소싯적 학교를 졸업할 때 가장 받고 싶었던 그러나 (어떤 이유에선지) 받지 못했던 상. 쉬워 보이나 은근히 받기 힘들다는 상. 바로 개근상 되시겠다. 최근 <서프라이즈>에는 동양 에피소드보다 서양 에피소드 비율이 월등히 높다. 프로그램 한 회에 한 번 정도 등장하는 동양 에피소드임에도 불구하고 눈도장을 쾅! 찍은 배우가 있다. 형이 왜 또 거기서 나와? 이제는 익숙함을 넘어 친숙함이 밴 얼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 이 분에게만큼은 이렇게 전해드리고 싶다. 그만한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거예요. 늘 성실하게 임하는 모습이 감동적인 배우 문희성에게 ‘개근상’을 전한다.





차기 아이콘상

배우 한가빈 님 차기 아이콘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이제 배우 김하영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무려 17년간 <서프라이즈>의 안방마님 역할을 수행한 배우 김하영은 ‘서프라이즈 공식 아이콘’이다. 가련한 며느리와 악랄한 신여성을 오가는 연기력만 갖춘 게 아니다. 배우일 때와는 또 다른, 유쾌한 모습으로 SNS를 꾸려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서프라이즈>의 차기 아이콘은 누구일까? 아마 이 분이 아닐까.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각각의 역할에 알맞은 표정으로 꾸준한 연기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분. 감초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는 배우 한가빈을 ‘차기 아이콘상’의 주인으로 선정했다. 아직은 낯설지만 얼마 후엔 일요일 오전 MBC를 대표할 아이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팬아저상

배우 이재희 님 팬아저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내가 바로 모태 팬. 팬아저 바로 갑니다. MBC <해를 품은 달> 이후 두 번째 인생을 사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힌 배우 김수현이 <서프라이즈>를 거쳐 갔다는 사실, 아시는지! <서프라이즈>가 인기 배우 육성의 요람이라면 아마도 다음 차례는 배우 이재희가 아닐까. 남자 아역을 대부분 담당하고 있는 배우 이재희는 팬이 아니어도 저장하게 하는 짤, 이른바 ‘팬아저’를 유발하는 배우다. 연기면 연기 외모면 외모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이 분의 모태 팬, 제가 하겠습니다! 당혹스러운 개그 코드와 눈물 주르륵 감동 코드를 오가며 아역의 연기력 성장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배우 이재희가, 드라마계의 아역 신드롬을 일으킬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사랑스런 미소상

배우 율라 님 사랑스런 미소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미소 한 번으로 랜선 삼촌과 랜선 이모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소녀! 이 정도면 거의 <서프라이즈>가 마음으로 낳은 딸이다. 에스토니아나 이집트처럼 살면서 인연이라고는 없을 듯한 나라가 배경이 되곤 하는 <서프라이즈>에서 외국인 배우로 살아남으려면 국적을 넘나드는 연기력을 선보여야 한다. 연기력이 돋보이는 외국인 배우가 실로 많았으나 내 눈을 사로잡은 건 사랑스러운 미소를 장착한 배우 율라였다. 한 컷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 사랑스러움을 전하기 위해 영상(https://youtu.be/X9jIsQgc4YQ)이 준비되어있다. 러블리함에 저절로 입 꼬리가 올라가는 ‘사랑스런 미소상’의 주인공은 영상으로 한 번 더 만나보길 바란다.





천의 얼굴상

배우 김난영 님 천의 얼굴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너무도 달라서 한 분이라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 이 정도면 <킬미 힐미> 아니냐. 마음 따스한 어머니 역할부터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 역할까지, 안 맡아 본 역할 찾기가 더 쉬울 것 같은 이 분은 배우 김난영이다. <서프라이즈> 대표 배우로 2014년부터 합류해 지금까지 스펙트럼 넓은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1인 多역의 수준이 이 정도 되는 분, 한국에 드물다. (사실 지금 찾은 짤 모두 내가 찾은 건데 살펴보며 신기해하는 나..) 앞으로는 김난영, 세 글자를 얼굴보다 먼저 떠올릴 수 있기를 바라며 천의 얼굴상을 드린다.


MBC <킬미 힐미>는 7개의 인격을 가진 남자와 주치의가 된 여자의 힐링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이다. /사진=iMBC 킬미 힐미





짬바상

배우 이정석 님 짬바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일명 짬바)가 심상치 않다. 왕 역할만 수십 번은 했을 것 같은 이 분, 이력이 궁금하다. 그러나 아무리 폭풍 검색을 하여도 이력은커녕 이름조차 찾을 수가 없었는데. 구글링보다 더 정확하다는 직접 묻기 스킬을 써서 이름을 알아내어 보았다. 바로 배우 이정석. 왕 역할 전문 배우로 최수종이 자주 거론되곤 하는데 이쯤 되면 이 분도 한 번 입에 오를 법하다. 그래서 준비한 상, ‘짬바상’. 연기력은 영상(https://youtu.be/X9jIsQgc4YQ)으로 마저 감상하자.





영예의 大상

‘제2의 방탄소년단’이나 ‘제2의 무엇’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어릴 적 영웅들이 있었지 않냐. 그분들을 보면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지만 결국 그런 사람들이 되지 못하고 방탄소년단이 되었다. ‘제2의 방탄소년단’이 나온다기보다는 또 다른 멋진 아티스트가 계속 나오는 게 더 멋진 그림이지 않을까.


‘맵 오브 더 소울: 페르소나(MAP OF THE SOUL : PERSONA)’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방탄소년단 슈가가 한 말이다. 공감한다. ‘제2의 누군가’로 불리는 게 아니라 ‘그분들의 이름’ 그 자체로 불리는 게 더 멋지겠다는 생각이 든 이유다. 연기를 선보인 한 분 한 분이 모여 지금의 <서프라이즈>가 되었다. 누구 한 분에게 영예의 大상을 주지 않고 모두에게 공로상을 준 제작진의 마음이 백분 이해가 되는 순간이다.


다시 <서프라이즈>를 돌려보면서 제작진에게 부탁하고픈 점이 생겼다. 일상 속으로 들어와 주세요! 놀라운 이야기를 매주 새롭게 준비하면서도 왠지 나랑은 먼 듯한 느낌, 이유가 뭘까? 더 이상 TV는 일방적으로 전파를 쏘는 주체가 아니다. 시청자도 함께 무언가를 쏘아주지 않으면 TV 콘텐츠의 힘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매일 원할 때마다 원하는 만큼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는데 굳이? 시청자의 콘텐츠 소비 패턴이 바뀌었다. 크리슈머(CREsumer, 크리에이티브와 컨슈머의 합성어)로 불리는 현재 시청자들은 본인만의 색깔로 2차, 3차 가공물을 만들고 공유하며 TV 콘텐츠를 소비한다. 이 거대한 트렌드 안으로 <서프라이즈>도 발을 들일 필요가 있다. 첫 스타트는 배우 김하영이 끊었다.


사진=i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공식 홈페이지



<서프라이즈> 공식 홈페이지를 들어가 가장 놀랐던 점은 '시청자 의견', '시청자 소재 제보' 탭을 통해 게시물이 활발히 올라오고 있다는 점이었다. <서프라이즈>에 대한 시청자의 자발적인 참여도가 높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렇다면 공식 홈페이지의 ‘서프라이즈 LIVE’ 탭을 SNS로 옮기는 건 어떨까?



<서프라이즈> 가상 SNS 게시글 예시



일요일 아침 시청자의 일상 속으로 <서프라이즈>가 스며들어왔듯 이제는 매일 매 순간 시청자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어가 보는 것이다. 촬영 때마다 배우가 짧은 브이로그나 라이브를 올릴 수도 있고, 오늘자 제작현장을 위트 있는 글과 함께 업로드해 예비 시청자와의 소통도 활발히 해볼 수 있다. 다가올 시대에 필요한 콘텐츠 제작자의 마인드는, 앉아 기다리기보다 시청자의 삶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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