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한창 클럽하우스 붐이 있을 때 친구의 소개로 클럽하우스의 미라클버즈라는 클럽을 알게 되었다. 성장을 위한 클럽 미라클버즈(Birds)는 약 600여 명의 멤버가 있는 음성기반 SNS 클럽하우스의 온라인 커뮤니티다. 평일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클럽하우스에서 뽀모도로(25분 동안 무언가에 집중하고 5분 동안 쉬는 시간을 배분하는 시간 관리 방법론) 방을 연다. 또 매일 아침 7시에 만나 미라클모닝을 반만 실천하는 '반라클모닝' 모임, 목표 인증 프로그램 '비행' 등 다양한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나는 재택근무를 워낙 오래 했기 때문에, 재택근무가 잘 될 때도 있지만 업무에 집중이 어려워 고생한 시기도 있었다. 또 계속 혼자서 일하고 동료들과는 업무적인 이야기만 하다 보니 고립된 느낌을 받기도 한다(확실히 예전보다 덜하긴 하지만). 그럴 때 뽀모도로 방이 도움이 되었다. 일할 때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그리고 30분마다 있는 5분 수다타임이 활력이 되었기 때문이다. 알음알음 아는 사람도 몇 생겼다.
한 달 동안 각자의 목표를 세우고 해당 목표를 인증하는 모임은 올해 4월에 처음 시도됐다. 처음 이 모임에 대해 들었을 때, 나는 마침 코딩 수업의 인터넷 강의 수강권을 구매만 하고 듣지는 않고 있다는 게 떠올라서 참여를 신청했다. 그 뒤 한 달 동안 카카오톡의 단톡방에 초대되어 비교적 캐주얼하게 진행됐다.
목표를 정한다 ex) 주 3회 운동
시작 전날 밤 클하에서 목표 공유 시간을 가진다 (선택참여)
한 달간 각자 목표를 채팅방에 인증한다
주말에는 목표에 대한 회고를 한다
마지막 주에는 한 달 목표가 어떻게 되었는지 전반적인 후기를 공유하고 마무리!
내 목표는 코드잇이라는 사이트에서 ‘컴퓨터 개론’이라는 인강을 완강하는 거였는데 사람들의 목표는 나처럼 학습부터 운동(달리기, 걷기), 다이어트(점심 샐러드 먹기), 취미(그림, 캘리그라피), 심지어 짱구 성대모사(?)까지 무척 다양했다.
지난 4월 처음 시작한 이 모임은 벌써 5회 차를 맞이했다. 그사이에 '비행'이라는 모임의 이름도 생기고 목표를 달성한 분들도 정말 많다.
나는 정말 좋았던 경험이라 다른 사람들도 많이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좋았던 점을 정리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사실 나는 일이 바빠서 매일 인강 인증을 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단톡방의 분위기가 압박이나 스트레스를 주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고, 그래서 들은 날만 인증해도 눈치가 보이거나 하지 않았다. 동시에 단톡방에 매일매일 다른 분들이 인증하는 것을 보면서 ‘다들 열심히 하는구나. 나도 내일은 짬 내서 해야지!’라고 나의 목표를 매일 상기할 수 있었다.
어떤 목표를 세우고 세부 계획을 실행했을 때 스스로 느끼는 뿌듯함도 있지만, 그걸 또 남들에게 인정받음으로써 얻는 기쁨도 있다고 생각한다. 강의 들은 걸 인증할 때마다 다른 사람들이 아낌없이 응원해줘서 더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나 역시 나중에는 다른 사람들이 인증할 때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는 걸 발견했다.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시너지 효과라고 생각했다.
주말에는 클럽하우스에서 음성으로 지난 한 주간 어떻게 지냈는지, 목표는 얼마나 달성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또 단순히 목표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지난 한 주간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기를 권장하는 분위기였다. 비록 오프라인 모임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음성으로 공유하다보니, 또 사소한 근황을 나눌 수 있다보니 커뮤니티의 친밀함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일이나 여러 핑계로 미루고 있던 목표를 실천했다는 게 정말 기뻤다. 나는 코드잇 1년 수강권을 사실 작년 12월에 구매했는데, 3월이 될 때까지 단 한 개의 강의도 듣지 않고 있었다. 버즈 스프린트가 아니었다면 아마 아직까지도 미루고 있었을 것이다.
‘다 같이 하면 목표 달성을 조금 더 쉽게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시작했다고 이야기하는 이 모임. 정말로 다 같이 하면 목표 달성이 더 쉬울 뿐 아니라 함께 응원하는 과정에서 오는 또 다른 종류의 기쁨과 보람이 있는 것 같다.
비록 클럽하우스의 붐이 끝나서 (정말 순식간에 끝나버렸다..) 지금은 고인물만 남아있는 느낌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음성 SNS를 활용한 커뮤니티의 가치를 여전히 많이 느낀다. 이 모임에 참여하는 한 나는 클럽하우스를 당분간 떠나지 않을 것 같다.
현재 2021년 8월의 모임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세요.
*정책이 바뀌어 이제 초대장 없이도 클럽하우스에 가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