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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id Kang Jun 05. 2022

호주흔적#25

사진으로 말해요 : 어쩌면 마지막 멜버른

멜버른에서의 마지막 아침을 맞는다
언젠가 눈에 담아 두었던 카페에서 아침을 먹는다
배터리 포인트 이후 첫 크루아상은 역시나 버거운 크기다
호시어 레인에서 만난 앩옹이를 또 만난다
이젠 K-분식 카페에도 10년 전에 느끼지 못한 세련됨이 묻어있다
곧 고국에서의 만남을 기약하고 물러가는 나다 
진행형인지 완료형인지 모를 간판에 마음이 끌린다
조금 전에 만난 앩옹이를 또 만난다
이쯤 되면 멜버른의 힙스터가 분명한 앩옹이다
카페인 보충을 명령하는 몸을 이끌고
카페 밀집 구역 디그레이브스 거리를 지나
얼렁뚱땅 찾게 된 쇼핑몰 밀크티는 우롱당하는 맛이 난다
다시는 다시는 다시는!!! 마주치지 말아야 한다
어쩌다 들어선 이솝 매장에서 따듯한 환대를 받는다
따듯한 허브차 위로 카프카의 문장이 잠자는 물욕을 깨운다
이제 이 도시를 떠날 시간이다
브리즈번으로 가는 기차를 타기 전 간단히 저녁을 먹는다
와이파이가 필요해 찾은 스벅 메뉴의 플렛 화이트가  
미안하다 멜번이다
이제 시드니를 찍고 최종 목적지 브리즈번으로 향한다
이 미친 짓을 또 하게 될 줄 몰랐지만 말이다
장장 2박 3일의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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