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리 Dec 29. 2021

해석 : 작가와 독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움직임

토마쉡스키 + 뜨이냐노프 + 프로프

뜨니야노프에 의하면 문학사는 개인주의적 심리주의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데, 이 심리주의는 순수한 의미에서의 문학적인 문제 대신 작가의 심리와 관계된 문제를 다룬다고 한다. 이를 경계해야 한다. 문학작품과 작가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 ‘작가’라는 사람은 작가로서 ‘창작’을 담당하는 역할과 실제 그 자연인으로서의 사람으로 구분되어져야 한다.


같은 맥락으로 문학작품 속 인물들도 현실의 사람과 다름을 인식해야 한다. 작품 속 주인공은 메시지 전달을 위해 창조된 도구이자, 현실사람과 닮았을 뿐인 허구적 존재, 현실의 인간에 비하면 1차원적인 존재이다. 

다시 말해 문학작품은 작가의 실제 삶과 일대일 대응이 아니라 구분된 하나의 작품으로, 주인공도 현실사람과 구분해서 하나의 도구로 봐야 한다. 작품은 작가의 ‘창작’이라는 필터를 한 번 거쳐 이야기가 만들어지므로 작가의 실제 삶과 일대일로 보면 안 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뜨이냐노프, 프로프, 토마셰프스키의 글을 읽으며 문학작품의 ‘해석’을 정리해봤다.

문학작품에 있어서 ‘해석’이란 작가의 삶이나 현실의 모습이 아닌 작품에 나타난 하나하나의 요소들이 어떤 상관관계를 맺는지, 그 상관관계를 독자가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결정한다. 즉 요소와 요소사이의 관계성이 중요하다는 것, 그 관계성에 의해 문학 작품의 의미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그 요소들은 하나의 모티프로서 물건이면 물건, 행위, 관념적 사상 등 일말의 의도가 있다면 모두 모티프가 된다.

모티프와 모티프의 관계, 그 관계가 이루는 작은 테마들, 그 테마들이 이루는 더 큰 차원의 테마가 문학작품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 중에는 덜 중요한 부분과 더 중요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 둘이 맺는 상관관계에 따라, 덜 중요한 부분이 더 중요한 부분을 받쳐주기에 더 중요한 부분이 더 중요한 부분으로 작품에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결국 작가는 작품 전체에 의도를 가졌다기보다 우선적으로 ‘모티프’를 설정했을 뿐, 작품 속 주인공의 말이나 행동 혹은 토마셰프스키의 ‘테마론’에서 언급되는 변주로서의 ‘매듭’ 등에 있어서 오히려 작품에 이끌려 가는 입장이 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하자면 보통 '작가가 작품 전체를 이끌어 간다'는 생각에 한 방을 먹이는 것이다.


작가가 주인공을 만들어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갈 수 있다는 것으로, 작품 속 주인공은 작가의 권위적인 통제에서 벗어나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다. 이 속에서 독자는 다층적인 해석이 가능해진다. 독자는 작가가 의도한 모티프의 상관관계 속에서 작가의 주제의식도 파악할 수도 있고, 작가의 의도에서 벗어나 새롭게 맺어진 모티프의 상관관계 속에서 주체적으로 주제를 파악해갈 수도 있다. 이때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슈제트이다. 독자는 파불라를 보고 주체적으로 슈제트를 찾아야 하기에, 그 내재적 흐름을 찾기 위한 힘을 길러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봉준호의 <설국열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