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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enity Aug 06. 2017

내 사랑 : '불완전한 것의 온전함'

#3. 내 사랑(Maudie,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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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배급사에선 영화 이름을 '내 사랑, my love'라고 했을까. 

단순한 '사랑' 그 이상을 담은 영화이다. 

절절한 로맨스도, 가벼운 사랑 이야기도 아니다.


'사랑'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때론 담백하고 묵직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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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화가 '모드 루이스'의 삶을 바탕으로 한 영화라고 한다.

찾아보니, 실제 그녀의 삶과 영화 속 그녀의 삶은 조금 차이가 있어보인다.

모드는 어렸을 적 어머니께 미술을 배웠고, 직접 그린 크리스마드 카드를 팔기 시작한 것도 어머니의 제안 덕분이었다.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신 후, 모드가 34살이었을 때 어부인 에버렛 루이스(40세)를 만나 결혼했는데, 두 사람의 만남은 영화에서처럼 에버렛이 낸 "live-in or keep house"  구인 광고를 통해 이루어졌다. 결혼 후, 집은 모드의 스튜디오가 되었고, 집안일은 모두 에버렛이 했다고 한다. 모드가 세상을 떠난지 9년 후, 에버렛도 모드를 따라 갔는데, 그의 사인은 기가막히게도 그의 돈을 훔치고자 들어온 도둑에게 살해당한 것이라고 한다. 이제 그와 그녀의 집은 그 자체로 Art Gallery 가 되어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또 사랑 받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화가 모드 루이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영화를 봤다면 조금 실망했을 수도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영화는 영화인 것으로... 생각을 매듭짓는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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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것의 온전함'

그녀는 자신의 불완전함으로부터 온전한 가치와 행복을 만들어갔다.

때론 흔들리고 지칠 법도... 때론 흔들리고 지치기도 했겠지만 붓 하나로 그녀만의 온전한 삶을 그려갔다.

(붓이 그녀를 붙잡은 걸까, 그녀가 붓을 붙잡은 걸까...)


스스로의 불완전함을(혹은 그 자체로 완전한 것이라) 인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직 어렵다. 

괜찮다고 원래 그런 것이라고,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고 자위할 때도 있지만, 진실로 받아들이고 인정하기엔 아직 목에 넘기기 뻑뻑한 고구마 같은 존재일 뿐이다.

자존감의 문제라기보다는 아직 연습이 더 필요한 것이라 곱씹는다. 불완전함의 온전함을 받아들이기엔 아직 미성숙해서, 아직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고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돌고 도는데, 이렇게라도 잠시 불완전함을 마주하고 혹 스쳐지나가는 것이라도 반복한다면, 언젠가 결국엔 진실을 '꿀꺽!'하고 삼킬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모디처럼.


...

The whole of my life, already framed, right there.

I was lo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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