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잠수함의 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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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이해할 필요 없다. 분석할 필요도 없다. 그저 알면 된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 김경일_인지심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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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2020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로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앞지르는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이 현실화됐다. 당초 통계청은 대한민국 총인구 감소 시점을 2029년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 약 10년이나 당겨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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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희 대통령 시절인 1961년 시작된 ‘가족계획사업’은 산아 제한 정책으로 이어졌다. 국가적으로 예비군 훈련 기간 중 정관 수술을 받도록 유도하고, 훈련 중 정관 수술을 한 사람에게 훈련 잔여 시간을 면제해 주기도 했다. 정관수술을 받은 사람에게 주공아파트 및 주택부금 아파트 분양 우선권을 부여한다고 발표하기도 하였으며, 주부클럽연합회라는 단체에서 ‘74년은 임신 안 하는 해’라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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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사명감페이 거부 현상은 교육계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사명감으로 교직이 유지되는 시대는 끝났다고 봅니다.
제주도에서 15년째 교직에서 일하고 있는 김준식 부장교사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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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 하는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것이 사실인지 잘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적어도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사실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개소리는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한 일말의 관심조차 없다. 저자는 이러한 점에서 개소리가 거짓말보다 더 위험하고, 거짓말보다 더 강력하게 진실된 사회의 적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대한민국에서 MZ세대라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라 개소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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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대 경영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피터 드러커는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으며,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시킬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지금 한극의 2020년대를 설명하고, 그 사회에 진출하는 사람들 앞에 놓인 문제를 파악하고, 그들이 바꾸어 놓을 앞으로의 시대를 알기 위해서는 세대를 나눠서 설명하고자 하는 시도가 유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아무래도 중요한 것은 한 세대의 범위나 이름이 아니고 제대로 된 관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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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빨리빨리의 핵심은 속도가 아니라 효율에 있다. 같은 시간을 들였을 때 최고의 효과를 만들어내야 했고, 낭비되는 시간이 없어야 했다. 그리고 이런 빨리빨리 문화는 극도의 효율을 추구하는자, 즉 효율러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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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2000년대생들은 사회적인 관계를 포기하고, 함께 일하는 타인을 파악하고 싶지 않은 것일까? 그렇지 않다. 그들 역시 한국인으로서 극도의 효율을 추구하며, 상대방의 성향과 생각을 빠르게 판단하고 관계맺고자 한다. 단지 그 방식이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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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젊은 세대가 MBTI유형을 확인하는 건 상대방과 나의 성격 유형을 비교하여 관계를 지름길을 찾고자 하는 의도로 보는 편이 더 적절할 것이다. 그리고 관계의 지름길로 무엇을 택하는지, 어떤 지름길이 효율적인지보다 더 중요한 건 질적 변화다. 이들은 이제 누군가를 알아갈 때 자의적인 기준으로 보기보다, 정해진 유형으로 상대를 분류하고 판단하는 데 익숙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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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의 세상을 사는 이들에게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규칙의 세상에서는 ‘옳은 게 좋은 거’다. 그 옳은 것의 기준은 타인의 자의적인 상식이 아니라 오로지 규칙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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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최고경영자 팀 쿡은 2017년 미국 메사추세츠 공과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인간처럼 생각하는 능력을 가진 컴퓨터, 인공지능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내가 더 걱정하는 것은 컴퓨터처럼 생각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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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이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겠다. 하지만 이를 하나의 은유로 본다면 그 차이는 결코 작지 않다. 이제 우리 사회에는 세상을 더 세밀하게 파악하는 이들이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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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1분은 9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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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된다.
하면... 될까?
되면 한다.
이는 믿음과 의지를 가지고 일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결과를 계산하고 오류를 최소화하는 사고방식이다. 컴퓨터처럼 정확히 문제를 정의하고 그에 대한 답을 기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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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인간은 융통성있게 살아가는 게 중요하지만 디지털AI 인간은 원칙과 시스템에 따라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
이 두가지 유형 중에서 기존의 대한민국 사람에 대한 인식과 더 닮아 있는 것은 아날로그 인간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하고, 그 시대가 디지털AI 인간을 낳고, 그 새로운 인간들이 한국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늘 그렇지만 변화에는 고통이 수반된다. 이제 한국사회에 새로운 형태의 갈등이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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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극단적인 인간 유형의 탄생의 원인은 디지털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삶의 여정 안에서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부분을 외주화한 결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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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심리 관련 민간 자격증의 숫자만 4,400개가 넘는다.
* 국가관리 심리상담 자격증은 여성가족부에서 시행하는 ‘청소년 상담사’와 보건복지부에서 발급하는 ‘정신건강임상심리사’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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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하지 못하는 트렌드는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하게 만드는 일은 우리 사회의 새로운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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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2000년대생이 회사의 대거 유입될 미래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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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들이 1년 동안 일은 책은 평균 34.4권으로 성인(4.5권)보다 8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2021년 당시 초중고 학생들의 출생연도가 2002~2011년생인 것을 기준으로 한다면, 2000년대생이 모든 세대 중에 가장 많은 책을 읽는다라고 분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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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AI 인간에게 어휘력은 큰 문제가 아니다. 지금 모르더라도 향후 데이터가 입력되면 처리에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이라는 아날로그 신호는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간단하지 않다. 단기간에 말귀를 알아듣는 능력인 언해력을 키우는 것이 이들에게 가장 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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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더 투입하는 방법은 시간의 밀도를 높이는 것이다. 같은 시간을 쓰더라도 더 높은 효율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눈과 손은 바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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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들어서 엄친아는 또 다른 용어로 급격하게 대체 되었다. 바로 ‘금수저’다. 금수저라는 유행어는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다(born with a silver spoon in his mouth)”라는 서양의 오래된 영문 관용구가 기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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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정보와 사람들이 노출된다는 것은 나와 비교할 수 있는 범위가 확대되었다는 의미다. 말 그대로 정보의 바다에 놓이면서 비교의 바다에도 놓인 셈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인스타그램 세상에는 수많은 금수저와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 내가 맛보지 못한 온갖 음식, 현실에서 본 적도 없는 미남과 미녀들이 있다. 그 콘텐츠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화면에서 눈을 돌리면 보이는 것은 상대적으로 비루한 현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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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가 후반 경영학자 토머스 데븐포트 Thomas H. Davenport와 사회학자 찰스 더버 Charles Derber 등은 관심 경제 Attention economy를 연구하며 관심이 기업의 생존이나 수익 창출, 나아가 사회생활 전반에서 핵심적인 변수가 되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21세기가 시작되면 관심이라는 자원은 사업가를 넘어 전 세계인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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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00년대생에게 유튜브는 그 파급력이 상당하다. 그들이 태어나고 자아가 생성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유튜브는 그들의 삶에 밀접하게 맞닿아 있었고, 이는 유명인과 일반인의 간극을 매꿔주었다. 기성세대들은 흔히 유튜브를 뉴 미디어로 분류하며 기존의 TV와 라디오 같은 올드 미디어와 구분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지만, 2000년대생들 입장에서 그러한 구분은 무의미하다. 그들에게 유튜브는 단지 새로운 미디어가 아니라, 압도적이고 자연스러운 주류 미디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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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정체성’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 개인과 프로필의 우선 순위가 뒤바뀌는 것이다. 개인을 진실하게 그리는 프로필이 요구되는 게 아니라, 프로필에서 보이는 것처럼 존재하고 처신하는 개인이 되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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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생은 뛰어나거나 지나치다. 이들은 누군가에 비해 뛰어난 면모를 보일 수 있지만, 자칫 지나친 행태를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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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인간에게 호인이 되지 못할지언정 호구가 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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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다른 세대보다 편의점을 더 자주 가는 반면에 결제 금액은 소액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에서 알뜰하게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반면 골프와 테니스와 같은 취미의 영역과 마사지, 사진관과 같은 셀프 기프팅 영역에서의 소비는 과거에 비해서 폭발적인 상승폭을 보였다.
* 2019년 대비 2022년 이용 금액은 실내외골프장이 202%, 테니스장이 336%, 셀프 기프팅이 64%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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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합리화된 소비 패턴은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다. 하지만 그 개개인을 탓할 문제는 아니다. 그들은 단지 최선의 선택지를 날카롭게 고르고 있을 뿐이며, 앞으로도 이 선택이 무뎌질 가능성은 없다. 단지 모두의 합리적인 선택이 모두의 위기를 초래했을 뿐이다.
결국 남겨진 선택지는 둘 중 하나다. 이겨내거나 사라지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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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설명했듯이 개인주의는 오로지 나 자신이 아니라, 타인을 포함한 모든 개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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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가 공을 들여 구축한 SNS상의 관계는 24시간 끊어지지 않으며, 상하 권력 관계 없이 오랜 기간 편하게 유지되는 관계일 수 있다. 게다가 SNS 상의 관계를 구성하는 숫자들은 관심 경제 안에서 미래의 수익원이 될 수도 있다. 그들이 팔로우하고 있는 수많은 인물들은 주류 미디어에 등장하는 셀럽이 아니더라도 인플루언서라는 이름으로 수익을 내는 중이다. 바로 이것이 그들에게 관계의 중요성을 더 높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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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우리의 인생의 가장 좋은 전략이 무작위화인 셈이다.
칵테일 효과와 저출산 문제
앞서 대한민국 2000년대생에게 나타나는 특징들을 초합리, 초개인, 초자율로 나누어 설명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개념은 독립적이긴 하지만 동떨어져 있지 않다. 이들은 서로 뒤섞이고 주변의 기술과 환경적 변화에 맞춰 계속 변화하고 진화한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예기치 못한 현상도 만들어낸다.
칵테일 효과Cocktail effect라는 표현이 있다. 이는 개별적으로는 인체에 안전한 화학물이 혼합됐을 때 유해한 효과를 나타내는 현상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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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세대, 그리고 앞으로의 세대에서 아이가 태어나지 않을 이유는 수없이 많겠지만,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한 문장은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아서’다.
진화생물학자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2021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에서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를 “예전보다 지나치게 현명해진, 똑똑해진, 계산을 할 줄 아는 세대의 불행”이라고 말한다.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는 행위가 본래 현명한 일이 아니고, 현 시대의 저출산이 당연한 진화적 적응 현상이지만, 너무나도 합리적인 계산은 역설적으로 오히려 아무것도 못 하는 세대로 만들었는지도 모른다는 설명이다.
* 2020년 미국의 비즈니스 전문 잡지 <CEO 월드 매거진>에서는 신생아 사망률과 병원 보유율과 같은 복지 관련 점수, 학교 진학률과 문맹률과 같은 교육과 삶의 질 관련 점수를 합해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서 가장 아이 낳기 좋은 나라로 선정했다.
** 오히려 속빈 강정 같은 출산지원책들은 출산 유도책이 되기보다는 아이러니하게도 ‘지원책 없이도 출산을 하려던 이’와 ‘애초에 출산을 할 꿈조차 못꾼 이’와의 새로운 격차를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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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KBS의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의 MC였던 유재석은 “결혼한 다음에 장단점이 어떤 깃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수많은 장점이 있지요. 많은 것을 얻어요”라고 담대하고 모범적인 답을 내놓는다. “그래도 단점도 있을 것 아니에요”라고 몇 번을 보채자 그는 유머 섞인, 하지만 핵심적인 하나의 단점을 말한다. “단지, 나를 잃었어요.”
중국어에는 남살무고 濫殺无辜라는 표현이 있다. 무고한 사람을 마구잡이로 죽인다는 뜻으로, 전쟁과 살육이 이어졌던 중국 역사에서 사람을 함부로 죽였던 흉악한 통치를 표현하는 말이다. 2023년에는 새로운 표현이 등장했는데, 바로 남생무고 濫生无辜다. ‘무고한 사람을 마구잡이로 태어나게 한다’는 뜻이다. 이 단어는 <차이나 디지털 타임즈>가 2023년 6월 이다르이 새로운 단어로 뽑았다. 중국인 장 아이링씨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이가 자신의 수고, 공황, 빈곤을 물려받기 위해 태어난다면 출산하지 않는 것도 일종의 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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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러 강연 자리에서 “세대 갈등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이면서 확실한 방법은 젊은 사원들을 애초에 뽑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 적 있다.
‘회피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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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차별microaggression이라는 말이 있다. 눈에 잘 띄지 않을 정도로 미세하고 만연한 차별을 의미하는 단어다.
* 2018년 이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 BBC Korea에서는 이를 ‘먼지차별’이라는 단어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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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길 수 없으면 피하라’ 전략은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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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의미에서 나는 굳이 다른 세대의 누군가를 너그럽게 받아줄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다.
그 대신 우리는 알 필요가 있다. 마음으로 받아주려 하지 말고, 알아간다는 마음으로 다른 세대를 바라보면 충분하다고 본다. 이 또한 포괄적인 이해의 개념으로 볼 수는 있지만,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과 머리로 알아채는 것의 차이는 있다.
누군가의 사정을 헤아려 너그럽게 받아들인다는 일은 쉬운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마음을 써야 한다. 하지만 머리로 알아채는 것은 사실에만 기반하는 것이다. 무엇이 같고 다른지 구분하고, 무엇을 원하고 원하지 않는지 파악하는 것은 큰 정신적 고통을 수반하지 않고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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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팟이나 헤어롤 이슈를 ‘태도가 올바르지 못한 세대 탓’이라고 돌리는 것은 아무런 소득 없이 갈등만 부추기고,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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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해결하는 포인트는 누군가의 태도를 문제 삼는 것을 넘어서, 명확하게 그 행동을 허용할 것인지 금지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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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술 한 잔 정도는 괜찮다는 사회적 합의가 새롭게 생겨난 것일까?
우리는 여기는 또 다시 세대가 아닌 시대의 변화상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특정 세대의 태도 문제가 아니라, 환경의 변화가 반영되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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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규정을 따르기로 합의한 직원을 채용하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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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국내 기업들이 구글과 메타 같은 글로벌 IT기업의 조직문화를 벤치마킹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글로벌 IT기업의 제도들이 직원을 위한 복리후생의 개선 차원으로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그들은 제도를 노동자의 권리 향상이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수단이 아니라 일의 효율을 높이고 업무를 최적화하는 도구로 활용할 뿐이다. 직원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일을 잘하게 하기 위해 시행하는 제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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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터뷰 자리에서 기자는 에릭 슈미트(구글의 전CEO)에게 “구글의 복장제도는 어떻게 되나요?”라고 질문한다. 그 다음과 같이 답한다. “그래도 뭔가를 입고는 있어야 하겠죠?”
규칙을 만드는 기준으로서 하이라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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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키Hierarchy는 흔히 ‘조직 내의 위계질서’ 정도로 이해되곤 하지만, 정확하게는 ‘조직이나 집단 내 계층적인 구조’를 의미한다. 그리고 노경희 T,rk 일한 조직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했던 하이라키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 짓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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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갑질은 워낙 악명이 높다 보니, 간혹 외신에서는 우리말 그대로 발음한 ‘Gapjil“이 그대로 표기되기도 한다.
* <뉴욕 타임즈>는 이를 “마치 봉건영주들처럼 행세하는 경영자들이 부하직원이나 하도급업자들을 학대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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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개발자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무엇일까? 당연히 코딩 능력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정답은 틀렸다. 설문 결과 개발자 채용 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뽑힌 1위는 바로 소통 능력으로 조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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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인공지능 시대에 인공지능 서비스를 만들고 이를 운영하는 개발자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디지털 방식으로 작업을 하지만 아날로그적 방법으로 소통하고 협업하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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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콜롬비아의 한 판사는 2023년 인공지능 챗봇 챗GPT를 판결문 작성에 활용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으며, 일반인들도 어떤 장애물 없이 챗GPT를 활용하고 있다. 문제는 챗GPT가 가져온 정보들의 원 저작권을 어떻게 확인하고 처리할지에 따라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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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히려 강조될 능력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제대로 질문하는 능력’이다. AI는 정해진 답을 찾는 것은 익숙하지만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질문은 내지는 못한다.
2023년 2월 미국의 FARAI 연구소 켈린 펠린 연구원이 바둑 전문 AI 프로그램 카타고와 15판 승부를 벌여 14판을 이긴 것이다. 이세돌 9단 이후 7년 만에 인간 바둑 기사는 AI와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AI와 바둑 대결에서 승리한 켈린 펠린은 인간 중에 가장 강력한 바둑 기사가 아니었다. 심지어 그는 프로 기사도 아니었다. 단지 미국 아마추어 바둑 랭킹 2위의 실력을 가졌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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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AI는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을 하기 때문에 생소한 전략에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또 펠린이 이번 대국에서 사용한 전략은 인간 바둑 기사라면 쉽게 눈치챌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복잡한 연산에 능한 AI는 오히려 간단한 꼼수를 제대로 알아채지 못했다.
버클리 대학교 스튜어트 러셀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AI는 과거 데이터 중 지극히 일반적인 상황만 응용한다”라며 “인간은 이를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결국 앞으로의 업무 효율에서 AI는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그보다 더 필요한 창의성을 대체할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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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중년게이머 김실장>에 ‘우리는 아이들의 게임과 과몰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라는 콘텐츠가 올라온 적이 있다. 현직 교사를 초대해 인터뷰를 하는 이 영상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오락실에서 예의와 존중을 배웠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특별한 게 아니라 생존 본능이었다. 오락실에서는 대전 액션 게임을 하다가 졌다고 욕을 하거나, 이겼다고 상대를 조롱할 수도 없었다. 상대가 바로 맞은편에 있었기 때문이다. 출연진은 같은 이치로 오늘날의 온라인게임에서 욕설이 난무하는 이유를 뒤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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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은 기계가 아니다. 일을 하다 보면 상대를 딱딱하게 대할 수 있지만, 어떤 계기를 통해 인간적인 면모를 회복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이러한 순간들이 필요하다. 때로 일을 기계처럼 처리할 수 있겠지만, 인간과 인간의 관계로 서로의 말과 생각을 나눌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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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준 작가의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에는 ‘기술적 채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아마존에서 자주 사용되는 이 단어는 쉬운 방식으로 대충 일을 처리하면 나중에 시간이 가면서 이자가 붙어 훨씬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은유적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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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의 똑똑한 2000년대생들은 실패에 익숙하지 않다. 그들이 나약한 세대라는 말이 아니다. 디지털에 익숙한 그들이 늘 ‘실패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살아온 결과다. 그들은 살아오면서 실패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이들에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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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서태지가 V앱을 한다는 뉴스가 알려지자 반응은 정확히 둘로 나뉘었다. 한쪽은 서태지가 대체 누구인지 궁금해했고, 다른 한쪽은 V앱이 대체 뭔지 궁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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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지금의 2000년대생은 도대체 어떤 직업을 선호하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이 질문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답을 구할 수 없다. 우리가 원하는 답을 구하기 위해서는 질문의 방점을 직업이 아니라, 일을 하고 싶어 하는지 여부에 두어야 한다.
얼마 전, 미국의 2002년생 인플루언서 브리엘 아세로 Brielle Asero가 자신의 틱톡 계정에 “9시부터 5시까지 근무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라며 눈물을 쏟는 영상이 조회수 200만 회를 넘기며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는 최근 대학을 졸업하고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며 뉴저지에 있는 집과 뉴욕에 있는 사무실까지 편도 2시간 거리를 이동하고 주 40시간 일하느라 친구를 만나거나 저녁에 요리할 시간도 에너지도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주 40시간 근무제가 시대에 뒤떨어진 제도라며 많은 공감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