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정글에 뛰어드는 병아리 라이더 구하기
모터사이클 교육 프로그램의 방향에 대해
모터사이클 교육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모터사이클 교육은 운전자로 하여금 모터사이클의 특징을 잘 이해하고,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모터사이클의 움직임이나 조작방법을 최대한 정확히 숙지하며 자신 혹은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주로 행해지고 있는 시중의 모터사이클 교육은 주로 '조작방법'과 '라이딩테크닉'에 집중되어 있는 성향이 크다. 이 다음 단계로는 주로 테크닉을 극한으로 활용하며 레저로서 즐기기 위한 서킷 주행이나 코너링 공략 등을 다루는 게 보통이다.
내가 아쉬운 것은, 이렇듯 테크닉과 조작법에 대한 심화과정으로 가는 것은 꼭 필요하지만, 우리가 주로 시간을 보내는 도심, 혹은 교외도로에서의 그러니까 실전에서의 방어운전 테크닉, 도로를 읽는 방법, 자동차가 아니라 모터사이클 운전자로서 사고를 예방하는 테크닉이 보다 절실한 데 그것에 대한 집중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내가 모터사이클을 입문하는 이들에게 주로 추천하는 스텝은, 우선 자동차 운전을 먼저 배우고, 도로에서 주행을 충분히 한 뒤 도로 사정에 대해 몸으로 이해하고 느끼게 되면, 비로소 방어운전을 어떻게 해 나갈지 꺠닫게 되므로 그 이후에 모터사이클에 올라 교육을 받으라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나라는 특히 모터사이클 대비 자동차가 월등히 일반적인 탈 것이며, 흔하고, 또 그렇다보니 모든 교통 순환에 이르는 도로 운용방식이 사륜인 자동차에 맞춰져 있다.
모든 개념이 사륜 자동차 중심이며, 교통 법규 또한 그렇다. 모든 교통 사고 단순 접촉에서 시작해 대형 참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전부 자동차의 개념에서 이해되고 설명되고 있기 때문에, 바퀴가 두 개 적으며 완전히 다른 움직임을 가진 모터사이클의 입장에서 약육강식의 도로 교통 속에서 살아남고 피해를 입지 않고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 사이에서 살아남는 운전법이나 예지력을 갖춰야 함이 마땅하다.
쉽게 말해 자동차 중심의 도로 환경이라는 정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약자로서의 모터사이클 특화된 운전 방법이나 개념을 확실히 갖추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여기에는 단순 내 모터사이클을 완벽히 다루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자동차의 움직임을 예측하거나 그에 따라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순간 빠르게 판단하고, 대처하는 것이 목적이다.
단순히 모터사이클을 재밌게 타고 빠르게 타는 자기만족이 목적이 아니라, 함께 쓰는 공공도로에서 보다 안전하고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모터사이클을 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실로 수 많은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이 실전 경험없이 도로에 나서다 신체적인 금전적인 피해를 통해서야만 어떠한 사고상황에 대해서 학습하며 트라우마를 남긴다. 많이 넘어져봐야 안다, 다치면서 알게 되는 것이라는 표현은 이런데서 나온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게 몸으로 때워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인가? 거기에 난 의문이 남는다. 그리고 우리가 숱하게(나는 취재기자로 오랜 시간 일했기 떄문에 모터사이클 관련 강의를 수없이 참관해 왔다) 접근할 수 있는 각종 라이딩 테크닉 강의나 비싼 금액을 지불하고 얻을 수 있는 기술들은 물론 우리가 모터사이클의 조작이나 움직임에 대해 잘 이해하고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시키는 면에서 효과적이지만, 다른 자동차들에 섞여 주행해야만 하는 공공도로를 90퍼센트 이상 이용해야하는 실상에서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고민이다.
자동차에도 운전 면허를 따고나면 당연히 도로에 뛰어들기 전까지 무수한 공포가 앞선다.왜냐하면 도로를 실제로 달리는 것은 안전한 교육장을 돌며 면허를 따고 코스 연습하는 것과 완전히 다른 일이기 때문이다. 훈련장을 벗어나 전쟁터로 향하는 이병의 마음가짐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도로연수라는 프로그램이 있고 더 많은 돈을 지불하면서 뭣하나 내세울 것 없는 자격증도 없는 일일 강사들에게 돈을 쥐어줘가며 소소한 운전 테크닉이나 사고를 막기 위한 노하우나 팁들을 전수받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10년 경력의 택시기사에 비하면 당연히 병아리 수준이지만, 아무튼 교련장에서의 우수학생과 실전에서의 실력은 완전히 다른 것임이 분명하다.
모터사이클은 이게 더더욱 중요하다. 왜냐하면 자동차가 시내에서 흐름을 읽지 못하는 병아리가 운전에 나섰다가 사고가 난다고 해봤자, 범퍼 갈고 휀더 갈고 한의원 몇 번 드나들면 되는 정도의 손실로 끝난다. 그로써 한 가지 경험하고 배울 수 있다.
하지만 모터사이클은 접촉사고라 하더라도 어떻게 어디가 다칠지 모르고 모터사이클 또한 어떻게 파손될지 알 수 없다. 그것은 이륜차 자체의 태생적 특징이다.
쉽게 말해, 그냥 전쟁터에 뛰어들기에는 만에하나 사고가 나게 되면 치르게 될 댓가가 완전히 천지차이라는 것이다. 모터사이클이란 그런 것이다. 자동차와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이다. 리스크가 수십배는 된다.
그런 현실에 비하면 모터사이클이 이륜차로서 자각을 가지고 도로에 뛰어들어 방어운전을 할 수 있게 돕는 안전 교육 프로그램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실행이 까다롭지만 이건 연구하고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어떤 브랜드가 됐든, 라이딩 스쿨이 됐든, 배경이 서울 도심이라는 가정하에 모터사이클을 운행할 때 가장 필요한 정보와 테크닉을 전수해 주는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