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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깔깔마녀 Dec 11. 2021

탄생! 어린이 작가와 함께하는 어른

어린이 작가와 함께 한 어른은 한 명이 아니다. 전담 매니저를 자처했던 나, 아이들에게 예술이 무엇인지 보여주셨을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는 어린이와 예술을 어떤 태도로 만나야 할지 보여주신 김중석 작가님, 스캔 작업에 고단한 시간을 보낸 교사, 중간 중간 어린이 작가들을 지지하고 관심을 놓지 않았던 교사들, 어린이의 작업을 눈여겨 본 센터 보호자와 동네 어른들, 그리고 올해 긴 시간을 어린이와 함께 했던 예술가 송희 매니저. 


우리 어른들은 어린이 작가와 함께 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말하기 시작하면 너무 길고, 아무 말 하지 않기로 하면 아무 말 안할 수 있다. 


송희 매니저의 글을 옮긴다.


"아.. 제가 애들을 좋아하지 않아서요.."

이 일을 처음 제안 받았을 때

내가 전화로 드린 말씀이었다.

무례 할 수도 있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싶었다.

그럼에도 그런 사람을, 우리는 그런 어른을 원한다고

말씀하셔서 놀란 것이 처음이었다.


아이들은 언제 어디로 튈 지 모르는 공 같은 성질을 가졌으며,

우리 어른들에겐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는 악의없는 순수한 질문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마치 나에게 어린 시절이 없었던 것 처럼

아이들의 그런 면들을 불편해했다.


그리고 단지 미술을 전공 했기 때문에, 오래 해왔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을까?

이 또한 큰 고민이었다.


하지만 위에 모든 것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기우였을 뿐이라는 것과 오히려 아이들에게 배우는 기회가 되었다.


아이들은 커리큘럼이란 것이 무색하게

스스로 컨디션 조절을 해서 작업의 완급을 조절 했으며

이 과정 안에서 아이들은 자신들이 잘 드러내지 않는 표현들,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쓰고 싶은 재료들을 써서 과감하고 솔직하게 그림책으로 풀어냈다.

처음 걱정한 것과 다르게 아이들은 책임감 있게 끝까지 마무리를 해내었다.


어른인 우리는 가르치는 선생님이라기 보다

아이들의 매니저 역할로서 책임을 다한 것 같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데 있어서 어느 정도의 적절한 가이드가 되고 싶었고

아이들이 다양하게 세상을 보는 관점을 기르는데 보탬이 되고 싶었다.

이것을 잘 해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프로젝트는 아이들의 도전이 아닌 어른들의 도전이었음이 분명했다. 
 


탄생! 어린이 작가오 함께 한 어른들. 모두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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