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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원 Jul 21. 2016

천국의 계단



“언니, 콩국수를 잘 하는 집이 있어요. 우리 맛있는 콩국수 먹으러 가요.”  30대 중반쯤 네 명의 아는 여인들과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러 그녀들이 이끄는 곳으로 가게 되었다. 그곳에는 동아리 모임인 듯 삼삼오오 젊은 여자들이 책상에 앉아 진지하게 뭔가를 보고 있기에 다단계인가? 싶었는데 ‘하나님의 0회’란다. 보여준 영상 속에는 한복을 차려입은 여성이 강단 앞에 앉아 있었고 그녀가 이 땅에 내려온 신이라고 어떤 이가 설명을 해줬다. 이 교회가 선한 일을 많이 했는지 정부에서 받은 표창장이 꽤 많았다.  저 여성 신이 죽게 되면 어떻게 하냐고 묻자 옆에서 '그때는 또 다른 분이 신으로 탄생된다.'라고 하여 나를 미소 짓게 했다. ^^  


지난 일요일 낮에 모처럼 단잠에 빠져있던 시간... 쾅 쾅 쾅~!! 주먹으로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서 열어보니 두 여자가 다른 집 문도 그딴 식으로 두드리며 다닌다. “저희 집 문을 두드리셨나요. 무슨 일이죠?” “아, 예~ 절에서 포교 방문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시군요. 초인종을 누르시지 왜 문을 그렇게... 깜짝 놀랐네요!!” 무한 긍정인인 나님이지만 무례함은 정말 싫다. 절로 눈이 모로 선 모양이다. 그녀들은 급 미안해하며 “초인종을 누르면 싫어하는 분들이 계셔서...”  말끝을 흐린다.     


도자기 공방 건너편에 사시는 어른께서 가끔 공방에 들리시는데 그분이 오시면 자리를 피하게 된다. 여호와 0인과 비슷하지만 좀 다르다. ‘이 세상이 곧 천국과 지옥이라’ 시며 마무리쯤에는 고성에 버금 하는 열변을 토하시니 난감해진다. 어쩔 수없이 “어르신, 죽으면 끝이라 하셨죠?! 죄송한 말씀이지만요. 사람의 수명이 대부분 90세 이전이라고 하는데 어르신께서 그 생각을 해 보셨어요? ^^;;  죽으면 끝이라 생각하시면 무엇 때문에 믿으시는 걸까요?” 여쭙자 “내 대가 아니면 후손들이 평안할 것이다.”라고...  

    

천국과 지옥의 중간단계인 ‘연옥’이 있다고 굳게 믿으시는 천0교인인 교수님 한 분이 계시다.  “천국도 지옥도 가지 못한 영혼이 스스로 천국을 갈 수는 없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이 그를  위해 기도를 해주면 그 사람이 비로소 연옥을 떠나 천국으로 들어갈 수 있다.” 나는 흥미진진해져서 “그러면 얼마나 오래된 영혼까지 기도해줄 수 있는 건데요?” 여쭈니 “작고하신 지 40년 되신 분을 위해 기도를 하고 있다.”라고   나님, 꿈에라도 보고 싶은 외조부모님과 사랑하는 내 아빠를 위해 믿을까? 생각도 해봤다는... 히히~!  ^^v

    



집을 나서면 교회가 정말 많다. 대로변에 있는 교회는 2천여 명 정도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꽤 크던데 150여 명 정도의 신도가 있단다. (그 교회 신도분께 들음) 그 옆 옆에 통 1 교회가 최근에 들어섰다. 그 앞 건너 건너에는 외국인 선교사들도 보이는 몰 0교. 사랑의 0 약 교회, 아주 오래전에부터 있던 남묘호 00교, 또 여호와 0인, 오래된 성당도 있고 가보진 않았지만 마리아가 피눈물을 흘린다는 교회도 있다고 한다. 7일 안식 0회, 그리고 상당히 많은 사찰들... 그다지 크지 않은 지역인데 요즘 들어 부쩍 새로운 교회건물이 생겨난다. 사회가 어려워지니 의지처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종교에 심취해 있는 분은 신의 존재를 믿지만 종교를 갖고 있지 않는 사람과 초보 신자들은 사람을 통해 신을 보게 될 것임을 종교인 들은 알아야 한다.  일부 종교는 이승이 천국이고 죽음이 곧 지옥이라고 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종교는 죽은 후에 천국을 간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안다.  종교인들은 말한다. 이승은 아주 짧고 천국은 영~원한 삶이라고. 그러나 그분들의 진심이 천국에 가고 싶어 죽어야겠다는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러니 아직 살아 숨 쉬는 이승의 삶은 사람이 우선이어야 하지 않을까...  주위에서 보면 가정보다 교회를 우선시해서 파탄된 가정을 몇 보았다. 막노동으로 하루 벌어 하루를 먹고사는 사람에게 주말에 일을 해서는 안된다고 하며 언젠가 지인을 따라가 본 교회에서 '십일조를 내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돈을 떼어먹는 도둑과 같다.'는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며 마음이 착잡해지더라.

      

내 지인들은 종교는 다 다르지만 어쩌면 하나같이 법 없이도 살만큼 착하고 친절하고 좋은 분들이다. 경제력이 짱짱한 분도 있고 지식인도 있고 가난한 분도 또한 연세 지긋한 분들이 신앙에 깊이 빠지는 걸 보면 내가 알지 못한, 알 수 없는 또 다른 세계가 분명 있을 법도 하다.  그분들은 한 결 같이 자신이 믿는 신만이 유일한 신이며 다른 교회는 모두 다 ‘이단’이라 한다. 자신들이 믿는 종교만이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신망하며 나를 그 세계로 이끌지 못하는 것을 애석해하고 내가 죽어 천국을 가지 못할 것이라고 안타까워하신다. 다 나를 위함이니 감사하고 종용하지는 않으시니 다행이지만, 잘못 걸려(?) 들었다가는 낭패를 보기도 한다. ^^


동물들은 태어나자마자 스스로 일어나서 어미의 젖을 찾아 나서지만 사람은 연약하기 짝이 없다. 의지할 수 있는 종교를 갖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 내 아이들에게 종교를 갖는 것을 진지하게 얘길 해 본 적이 있는데 어찌 된 셈인지 녀석들은 아주 단단한 단호박 같다. ^^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나는 스스로에게 원을 그려놓고 한 발은 동그라미 안에 그리고 한 발은 밖에, 그렇게 서 있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든 토낄 준비가 되어있는 인간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종교든 사랑이든 일이든 깊이 빠져보는 것, 그게 내가 원했던 것이지만 그게 잘 안 되더라. 나는 종교가 없지만 종교가 있는 사람들이 좋다. 그들의 깊은 신앙심은 신이 항상 함께 하신다는 믿음이 있으니 기본적으로 선하게 살려고 애를 쓸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땅에 수많은 종교의 신들이시여~ 감히 믿지도 않으면서 염치없게 이런 부탁드리는 거 죄송하지만요. 당신을 믿고 따르는 신자들의 간절한 기도가 자신이 죽어서 천국에 가는 것만을 기도하진 않을 겁니다. 천국이 아무리 좋다한들 이생에서의 행복도 중요할 겁니다. 아시나요? 보고도 모른 척하는 것은 참으로 비겁한 일이라는 거... 제발 현생에 나타나시어 당신의 신자가 아니어도 악한 사람은 착한 마음으로 돌아서게 하시고 착한 자에게 억울한 일이 없도록, 전쟁과 가난으로 죽어가는 사람과 어린 생명들을 살려주세요. 자식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가없는 그 사랑보다 몇 만 배 더 큰 당신의 사랑을 보여주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 멘~!!


P.S. :  이 글은 어떤 종교를 좋고 나쁨을 따지자는 것이 아닌, 극히 사견입니다.

          혹시라도 자신의 종교에 관한 긴 댓글은 달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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