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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명운 Nov 04. 2024

꿈꾸는 인간

바래진 추억 속에서 해후한 첫사랑의 눈에도

먼 타국으로부터 온 오랜 지우(知友)의 눈에도

여전히 나는 가난한 인간이었다.


'내가 여전히 가난한 이유는

아직도 내가 꿈을 꾸고 있기 때문이야..'


나는 그들에게 말 없는 눈으로 항변했지만,

누군가는 그게 나를 떠난 이유라 했고

누군가는 그런 나를 안쓰럽게 마주볼 뿐이었다.


어느덧 꿈이 미련으로 불리게 된 지금,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내 삶의

가장 비루하고 추레했던 날들 속에서도
내가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이유는..

나의 미련이
한때 당신이 그토록 간절이 원했던 것일 수도
그리고 우리 모두가 바랐던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내가
설혹 한평생 꿈만 꾸다 사라져 간 인간으로
그칠지라도
여전히 꿈을 꾸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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