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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후 네 시 Dec 30. 2016

당신에게

당신의 생일을 축하하며

오늘은 당신의 생일입니다.


이번 주는 올해 중에 당신을 가장 많이 본 주 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감사하고 행복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만큼 당신에게 신경을 못 쓴 것 같아 미안해지는 한 주 입니다. 바쁜 해는 보내고 내년에는 시간을 함께 더 보낼것이라 다짐합니다.


오늘도 나는 돈이 없습니다. 항상 데이트때면 고민이 됩니다. 먹는 것을 좋아하기에 그만큼 돈을 많이 써서 더 좋은 식사를 같이 하고 싶습니다. '남자라서 내가 돈을 내야해', '내가 나이가 많으니까 돈을 내야해'라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그래도 당신이기에 더 많은 식사를 사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러지 못합니다. 대신 당신이 끊어준 영화 티켓과 식사권으로 맛난 식사를 같이 했습니다. 그래도 개의치 않아해서, 남들같지 않아서 감사합니다.


항상 식사때마다 많이 먹지 못해 걱정하게 만들어서 미안합니다. 점잖을 떨거나 긴장을 한 것도 아닌데 식사보다도 당신을 보느라 그런가 봅니다. 그래서 당신 입가에 묻은 소스도 오늘 닦아주고 옷깃에 묻은 튀김가루도 털어주지 않았습니까?


오늘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정작 주인공인 당신보다 더욱 행복했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의 둥글둥글함을 배우고 싶다고. 언젠가 당신이 저에게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는 말을 듣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로.


오늘은 당신의 생일입니다.

이제 곧 있음 끝나버릴 1년 중에 단 하루이지만. 오늘 하루 정말 행복했길 바라며.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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