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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Mar 10. 2024

(17) 프리다 칼로: 고통과 열정으로 그려낸

[색채 너머로(Beyond the Colors)] (17) 프리다 칼로: 고통과 열정으로 그려낸 자화상의 세계


프리다 칼로는 자신의 삶을 캔버스에 녹여낸 멕시코의 대표적인 화가다. 그녀의 인생은 한 편의 가슴 아픈 드라마 같았지만, 동시에 강인한 열정으로 가득 찬 예술의 향연이기도 했다. 프리다의 그림은 마치 그녀의 영혼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도 그녀는 예술의 꽃을 피워냈고, 그 꽃은 오늘날까지도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


프리다의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았고, 18세에는 버스 사고로 평생 후유증을 안고 살아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절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고통을 자신만의 예술로 승화시켰다. 철학자 니체는 "고통을 삶의 동반자로 받아들이는 자만이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는데, 프리다는 이를 몸소 실천한 예술가였다.


프리다의 자화상은 단순히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그녀의 내면세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일종의 고백이자,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사르트르는 "예술은 존재의 절규"라고 말했는데, 프리다의 자화상은 그 절규를 가장 솔직하고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프리다의 대표작 중 하나인 '부서진 기둥'은 그녀의 척추 손상과 고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그림 속 프리다의 몸은 부서진 이오니아 기둥으로 대체되어 있고, 온몸에는 못이 박혀 있다. 이는 그녀의 신체적 고통을 극적으로 보여줌과 동시에, 고통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을 상징한다.


또 다른 명작 '두 개의 프리다'는 이중적인 자아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다. 두 명의 프리다가 손을 잡고 앉아있지만, 한 프리다의 가슴에는 피가 흐르고 있다. 이는 사랑의 상처와 배신으로 인한 내면의 고통을 의미한다. 동시에 두 프리다는 서로를 지탱해주는 모습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것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프리다의 그림에는 멕시코의 혼이 녹아있다. 그녀는 멕시코 전통 문화와 원주민들의 고유한 색채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캔버스에 담아냈다. 동시에 20세기 초 멕시코 사회의 정치적, 문화적 격변기를 살았던 프리다는 자신의 작품에 당대의 시대상을 반영하기도 했다. 역사학자 하워드 진은 "모든 위대한 예술은 자신이 살았던 시대를 반영한다"고 말했는데, 프리다의 예술은 이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프리다 칼로의 삶과 예술은 고통과 사랑, 죽음과 재생이 교차하는 한편의 서사시 같다. 그녀의 작품은 단순한 그림 이상의 것을 담고 있다. 거기에는 한 인간의 처절한 삶의 기록과 내면의 풍경, 그리고 시대정신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프리다의 예술은 우리에게 삶의 고통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용기와 열정을 전해준다. 그녀의 자화상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듯한 묘한 느낌마저 든다. 아마도 그것이 위대한 예술가의 작품이 주는 감동의 본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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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남경숙, 강쇠 및 외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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